양파와 마늘, 보리 등의 유례없는 풍년으로 가격이 폭락하자 농림축산식품부가 나섰다. 공급량을 줄이기 위해 경작지를 뒤엎고 일부 물량을 사주기로 한 것이다. 이러다 보니 “앞으로는 ‘풍년이 들지 말라’고 기원해야 할 판”이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특정 농산물의 과잉 생산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그럴 때마다 정부는 수매 확대와 생산 격리, 소비 촉진 등에 나섰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보리 6만여t을 처리하기 위해 127억원을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하면서 가격 차이를 보전해 주는 방안을 내놨다. 마늘과 양파도 일부 사들여 시장에서 격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모두 나랏돈이 들어가는 대책들로, 농업에 대한 정부 과보호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

농산물의 과잉 생산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언제까지 수매 확대와 생산 격리, 소비 촉진 등 임시 처방으로 대응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좁은 국내 소비 시장의 한계를 깨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한 가지 대안은 해외 시장 개척이다. 선진국에서 농업은 유망한 수출 산업이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과 유통 혁신으로 농산물 시장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하지만 우리 농업은 여전히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국내 시장에 안주하려는 성향이 높다.

또 한 가지 대안은 식품산업 육성이다. 식품산업은 보관, 유통기간 등의 제약이 덜한 데다 수출도 훨씬 용이하다. 그러나 글로벌 식품회사가 수두룩한 선진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식품업체들이 생계형 적합업종, 상생 등의 논란으로 아웅다웅하는 실정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도 농업과 관련 분야를 경쟁력 있는 글로벌 산업으로 키워야 한다. 농업 정책을 정부 과보호에서 탈피해 혁신을 촉진하고 시장을 키우는 방향으로 확 바꿀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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