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컨船 20척 발주한 현대상선
3대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가입
화주 이익 창출해 경쟁력 높여가야"

전준수 < 한국해양대 해양금융대학원 교수 >
[분석과 전망] 海運 재건의 큰 걸음 '얼라이언스' 가입

무역의존도가 70%를 넘는 한국은 수출입 화물을 효율적으로 실어나를 운송수단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세계 7위이던 한진해운이 2017년 2월 파산한 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가 물류대란에 휘말렸다. 이후 정부는 ‘해운강국’의 위상을 되살리기 위해 지난해 4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마련해 정부 핵심 정책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5개년 계획은 2022년까지 해상운임 수입 50조원, 실질 소유 선대 1억중량톤(DWT·화물적재톤수),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의 총량) 113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140척의 벌크선박, 12척의 2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1만4000TEU급으로 파나마 운하를 통과해 미국 동해안에 닿을 수 있는 8척의 원양 컨테이너선을 새로 건조하는 계획이다.

대형 컨테이너선 20척 건조는 5개년 계획의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한국 해운의 명운을 거는 도박과 같은 것이었다. 한진해운 파산 이후 상대적인 선복 감소와 경쟁자 감소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려왔던 해외 대형 선사들에는 이런 한국 해운의 도전이 큰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다.

해운 경쟁력은 저렴한 원가에서 나온다. 현대상선이 새로 건조하는 대형 컨테이너선을 운항하게 되면 15% 이상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강화될 국제선박 환경규제에도 대비할 수 있을 것이다. 해운동맹 가입에도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돼 왔다. 시내버스 사업자끼리 버스 운행대수를 조정하는 등 투자 부담과 위험을 나누는 것처럼 해운업도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해 투입 선박과 항로 안정을 위한 운영방식을 공동으로 정하고 있다. 이런 조직을 ‘얼라이언스’라고 하는데, 현재는 세계 굴지의 선사들이 모두 가입해 있다. 현재 세 개의 얼라이언스가 있으며,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가 있는 ‘2M’과 중국 선사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는 ‘오션 얼라이언스’ 그리고 독일 하파그로이드, 일본 ONE, 대만 양밍해운이 회원사로 있는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가 그것이다.

현대상선은 지난 1일 디 얼라이언스에 정식회원으로 가입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디 얼라이언스는 현대상선의 가입으로 미주 및 유럽 항로에서 28%의 점유율(선복 공급량 기준)을 갖게 돼 경쟁 얼라이언스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됐다. 현대상선은 선박 공유 등 모든 조건에서 디 얼라이언스 기존 회원사와 동등한 대우를 보장받는 정회원 자격을 2030년 3월까지 10년간 유지할 수 있다. 안정적 선대 운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세계 해운시장에서 신뢰를 회복하고 비용구조 개선, 서비스 항로 다변화가 가능해졌으며 마케팅 능력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주목된다. 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일시에 건조하는 모험을 감행한 것은 목표로 한 얼라이언스 가입이 뜻대로 안 되면 독자적으로 항로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우리의 이런 전략과 배짱이 디 얼라이언스에 정회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현대상선은 화주 서비스 강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 공급사슬상의 가치를 제고하는 화주 서비스를 개발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화주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덴마크 머스크는 IBM과 공동 개발한 블록체인 물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세계 해운 물류시스템은 빠르게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신기술이 고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하고 있고, 얼라이언스에 가입했다는 사실에 만족할 일이 아니다. 세계 해운의 추종자가 아니라 선도자가 되겠다는 결심으로 해운재건에 더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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