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위험과 수익 간 균형 유지하며
방어적 자세로 경기하강에 대비해야

윤제성 < 美 뉴욕생명자산운용 전무 최고투자책임자(CIO) >
[세계의 창] 높은 파도는 거친 바다를 만든다

올초 시장의 투자심리는 불안하고 정책의 불확실성은 높았다. 자산 가격은 급락했다. 실물경제나 기업 펀더멘털을 이끄는 원동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필자는 시장 분위기가 진정될 것으로 봤다. 자산 가격도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게 맞았다. 시장 불안을 만든 요소들은 이제 사라졌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참을성 있는 자세’는 경제 여건을 안정시키고 글로벌 달러 유동성을 촉발시켰다. 실질 차입비용은 하락했다. 경제 성장은 2분기를 지나면서 호조를 띠었고, 위험자산(주식 등) 가격도 지지받았다.

현 시점의 금융시장은 폭넓게 요동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과 성장률 저하에 대한 우려가 나올 땐 시장이 하락하고, 이에 따른 정부의 화폐·재정정책이 예상될 때엔 다시 상승한다. 경제 펀더멘털이 괜찮다 싶을 때 무시할 수 없는 경제 및 지정학적 리스크가 나타나는 것도 한 요인이다.

앞으로 경제 상황은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 시장의 밸류에이션이 많이 높아져 있고, 경제 전망 지표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조금은 불안정하게 움직여왔다. 무역분쟁도 악화됐다. 시장은 최근의 상승세에서 후퇴했고 변동성은 커졌으며 지속된 경제적 변화들이 큰 역류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필자는 미국 경제에 대해 조심스럽게 낙관한다. 인플레이션 염려는 없다. 임금 인상 여파는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로 인해 관리될 수 있는 수준이다. 세계 각국의 금융긴축 우려와 시중금리 상승도 지나갔다. 물론 아직은 경제 및 지정학적 위험을 무시할 수 없다. ‘제조 공장’에서 ‘내수 시장’으로 변화하는 중국 경제의 발전 속도가 느려진 탓에 세계 경제 성장이 주춤해진 측면이 있다. 주식시장이 복원력을 갖고 있긴 하지만, 여러 경제 지표들은 이런 위험성을 실제로 보여주고 있다.

국제 교역과 제조업 전망이 많이 약화된 점을 고려할 때 무역분쟁은 좋지 않은 시기에 발생했다. 글로벌 불균형이 상당 부분 수출 주도(의존) 경제권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경기가 하락 반전하고 있는 미국과 세계 경제로 확산될 수 있다. 경기도 외부 충격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순환 국면에 들어설 것이다. 미국과 유럽 소비자들은 노동시장에 문제가 생기면 소비 수준을 유지하기 어렵다. 금융완화정책이 경기 전망을 좋게 하고 무역분쟁 타결을 위한 시간을 벌어주는 측면이 있지만 점증하는 리스크를 막을 수는 없다.

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한 두 가지 결과를 예측해볼 수 있다. 금융완화책 시행으로 경기침체엔 쉽게 빠지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이 있다. 그렇더라도 경기 및 신용 사이클을 정확히 내다볼 수는 없다. 변동성도 여전하다. 결국 경기하강을 준비해야 한다. 경기 사이클이 후반부를 향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장기 투자자는 그 투자 원칙을 지키면서 추가적인 수익을 발생시킬 필요가 있다.

요약하면, 신중해야 한다. 장기 투자자라면 여러 상품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데 초점을 맞추며 방어적 자세로 전환하는 게 맞다. 사적인 자금을 굴리는 투자자라면 위험과 수익 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기가 좀 더 호전되길 기다려보고 자금 운용도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모든 투자는 시장 위험을 따라야 한다.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다고 수익이 보장되진 않는다. 시장 수익률이 낮아져 미래 수익을 확신할 수 없을 때 그런 위험은 막아 세우기 어렵다. 지금은 인덱스(다우존스, 코스피 등 지수)에 투자해선 안 된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