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춘호 선임기자·공학박사
[오춘호의 글로벌 Edge] 동상이몽 속 G20

홍콩 시민들이 28일부터 이틀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국가의 홍콩 주재 영사관을 찾아 시위를 벌인다는 소식이다. 일부 시민은 오사카에 달려갈 계획까지 갖고 있다고 한다. 국제사회에서 홍콩에 관심을 가져 달라는 청원이다. 중국은 “홍콩 문제는 엄연한 내정 문제”라고 잘라 말한다. 하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홍콩 문제도 의제에 포함될 수 있다”며 정치적 제스처를 보이고 있다.

회담 성과로 지지표 확보 목표

독일과 프랑스 언론들은 G20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기대를 전하고 있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견제를 받고 있는 러시아 무기 문제를 G20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장담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G20에서 기대하는 사안이 많다고 강조한다.

G20을 앞둔 국가 지도자들의 심정은 비장하다고 표현할 만하다. 이들은 회의의 공동 주제인 ‘디지털 기업의 과세’와 ‘기후 협약’ 등에는 별 관심이 없다. 이미 다자간 국제협력이라는 말이 어색해진 지 오래다. 국가 간 쌍무협상의 장이 돼버렸다. 보호주의를 거부하고 자국 내 이득이나 관심으로 치우치지 않기 위해 만든 게 G20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저 각국의 이해득실만 따지는 외교 공방전만 펼쳐진다. 일부에선 G20이 변질된 게 아니라 정치경제 영역으로 확장된 것이라고 에둘러댄다.

물론 이들 정상의 목표는 자국의 국민과 유권자에게 환심을 사는 데 있다. 트럼프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국내 유권자에게 정상들과의 전쟁에서 훌륭하게 싸웠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만일 일정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양보한다면 여론은 험악해질 것이다. 당장 선거가 걸려 있는 트럼프, 에르도안, 아베 모두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29일 예정된 미·중 정상 간 만남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전망이다. 미국의 ‘실력’과 중국의 ‘시간’이 벌이는 승부다. 협상 이전에도 미국의 엄청난 압박이 전개된 건 지난해 12월 미·중 협상 때와 비슷하다. 미국은 화웨이 제품 사용 금지 등 중국에 엄청난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백악관은 성명에서 트럼프와 시진핑의 실무 만찬회의 결과를 “매우 성공적인 만남이었다”고 평가했다. 외교가에서 흔히 말하는 ‘실패한 정상회담은 없다’는 관행 그대로였다. 이번에도 협상이 끝나면 완벽한 승리를 했다고 자평할 것이다. 미·중은 지난 협상에서도 북한 비핵화 카드를 사용했다. 이번에도 북한 카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회담에서 미·중 간 문제에 진전을 이루지 못하자 회담 성공을 강조하기 위해 북한 카드를 썼다고 분석하는 학자도 있다.

美·中 충돌 일시봉합 전망 우세

정작 중국이 가장 경계하는 건 이 회담에서 중국 포위망이 형성되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 점을 가장 잘 알고 있다. 트럼프는 일본과 유럽 베트남을 비판했다. 이들을 자기 편으로 삼아 중국을 포위하겠다는 전략으로 읽힌다. 물론 중국도 대대적인 체제 선전전을 오사카에서 개최한다고 한다. 이들 국가의 민족주의는 더욱 강해질 것 같다. 결국 양 국가의 충돌은 구조적인 문제다. 이번 미·중 협상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극복하기보다는 단기적이고 표피적인 봉합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이유다. G20 이후의 세계가 어떤 모습으로 변할지 주목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ohc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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