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대를 마무리하는 3D 애니메이션
장난감 주인공들의 우정·여행 무한하길
[문화의 향기] 25년간 곁에서 웃고 울게 한 '토이 스토리'

2010년 ‘토이 스토리 3’의 엔딩을 보면서 “아, 한 시대를 풍미한 이야기가 이렇게 끝이 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더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없다고, 낮은 지수의 상상력을 발휘해버린 것이다. 그러나 기쁘게도 필자의 예상은 빗나갔다. 오는 20일이면 9년 만에 돌아오는 시리즈의 진짜 마지막 완결편 ‘토이 스토리 4’를 볼 수 있다. 무려 25년 동안 관객의 사랑을 받으며 장수해온 이 시리즈의 놀라운 점은 실사 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이란 것이다. 또 사람이 아니라 장난감들 이야기로 이런 업적을 남겼다는 점이다.

1995년 화려하게 등장한 ‘토이 스토리’는 영화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는 작품이다. 토이 스토리가 등장하기 전까지 애니메이션은 손으로 직접 그림을 그려 만든 2D 애니메이션이 대부분이었으며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디즈니였다. 당시 컴퓨터 그래픽 이미지란 마치 ‘인조인간처럼 부자연스럽고 딱딱해 보이는 것’을 뜻했기 때문에 누구도 컴퓨터를 사용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런데 1986년 스티브 잡스가 사들인 픽사라는 회사의 컴퓨터 공학박사 에드윈 캣멀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컴퓨터로도 얼마든지 자연스럽고 풍부한 표정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고 확신했고, 그와 픽사의 제작진은 회사가 도산하기 일보 직전에 들어온 디즈니의 제안을 받아들여 세계 최초로 극장용 3D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마침내 극장에 걸린 3D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는 기술과 예술이 조화를 이룰 때 낼 수 있는 창조적 성과의 이정표를 마련한 작품으로 확실한 발자취를 남기게 된다. 그리고 자신들의 첫 장편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로 큰 성공을 거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픽사는 디즈니를 제치고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한다.

토이 스토리 이후 애니메이션 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2D 애니메이션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고, 기술력이 발전할수록 3D 애니메이션을 보는 관람객은 점점 늘어났다. ‘키즈 마켓’에서 ‘패밀리 마켓’으로 영역이 확장되기 시작한 것이다. 토이 스토리의 흥행 성적 역시 점점 좋아졌다. 특히 2010년 개봉한 ‘토이 스토리 3’는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세계 박스오피스 10억달러를 돌파하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웠다. 애니메이션 한 편이 극장 상영 수익만으로 1조원이 넘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해내는 시대를 토이 스토리가 만들어낸 것이다.

토이 스토리가 이렇게 오래도록 관객의 뜨거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건 기술력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관객들이 1편부터 3편까지 토이 스토리 전 시리즈에 만점 가까운 평점을 준 이유는 자신을 웃고 울게 하는 장난감 주인공들의 인간적 면모 때문일 것이다. 토이 스토리 팬들은 만남과 이별, 고난과 상처를 극복하며 성장해온 우디와 버즈, 장난감 친구들을 보면서 지난 25년 동안 그들과 함께 성장해 왔다. 그 팬들이 성장해 아이를 가진 부모가 됐다면 이제 개봉하는 ‘토이 스토리 4’는 새로운 세대와 함께 마무리하는 영광스러운 마침표를 찍게 될 것이다.

사랑받는 콘텐츠의 위대한 저력을 토이 스토리를 통해 배웠다. 그들의 우정과 여행이 무한하길, 25년 팬으로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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