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영 에어서울 사장
조규영 에어서울 사장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업계 막내인 에어서울이 턴어라운드(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연간 항공권’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친 게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다. LCC 중 가장 넉넉한 좌석 공간을 가진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입소문 나면서 탑승률 1위를 기록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에어서울은 올 1분기(1~3월) 1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24억원)보다 350.1%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551억원에서 740억원으로 34.3%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14.8%에 달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FSC)와 6개 LCC를 포함해 8개 국적 항공사 중 1위다.

확 달라진 'LCC 막내' 에어서울
에어서울은 2015년 4월 아시아나항공 자회사로 출범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비수익 단거리 노선(일본·동남아시아)을 구조조정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운항 첫해 216억원 적자를 시작으로 2017년엔 적자폭이 259억원으로 확대됐다.

생존을 걱정하던 에어서울은 지난해 조규영 사장이 취임하면서 확 달라졌다. 아시아나항공 경영지원본부장과 여객본부장 등을 지낸 조 사장은 비용 절감에 치중했다. 지난해 본사를 서울 광화문에서 김포공항 아시아나 격납고로 옮겼다. 연간 수십억원의 임차료를 아낄 수 있었던 비결이다. 임원들은 자발적으로 연봉을 삭감했다.

아낀 비용으로 과감한 마케팅에 나섰다. 1회 왕복 항공권 가격으로 홍콩과 괌 등 항공편을 최대 일곱 번까지 탑승할 수 있는 ‘민트패스(연간 항공권)’가 대표적이다. 유류할증료와 공항세만 내면 되는 이른바 ‘공짜 티켓’도 과감하게 풀어 빈 좌석을 없앴다. 새 비행기와 넉넉한 좌석 크기로 ‘싼 게 비지떡’이라는 고정관념도 깨뜨렸다. 에어서울 항공기의 평균 나이(기령·2018년 기준)는 5년으로, 10년을 웃도는 다른 LCC의 절반 수준이다. 이 회사가 보유한 항공기의 앞뒤 좌석 간 거리는 81.2㎝로, 에어부산과 함께 LCC 중 가장 넓다.

‘저렴하면서도 편안하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에어서울의 올 1분기 국제선 탑승률은 91.2%에 달했다. 대한항공(80.8%)은 물론 LCC 1위인 제주항공(89.5%)을 웃돌았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