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들의 1분기 실적이 ‘어닝 쇼크(실적 충격)’ 수준이다. 한국거래소가 어제 발표한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법인 573개사의 1분기 영업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은 27조803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6.88% 줄었다. 국제회계기준(IFRS)이 전면 도입된 2012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유가증권 상장사 영업이익이 지난해 4분기(-25.4%) 이후 두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줄어든 것도 2014년 2~3분기 이후 처음이다.

상장사 실적 부진은 반도체 경기 침체 등으로 수출이 급감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긴 하다. ‘반도체 투 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60% 이상 급감하면서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 규모가 크게 줄었다. 하지만 시장의 우려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반도체를 포함하는 전기전자(-56.25%) 이외에 화학(-49.98%), 철강금속(-25.77%) 등 국내 주요 업종 영업이익도 걱정스런 수준으로 줄고 있어서다. 이런 업종들이 장기 부진에 빠지면 우리 경제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생산·소비·투자 등 각종 국내 경제지표가 악화일로인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38.9%에 달하는 한국은 두 나라가 벌이는 무역분쟁의 가장 큰 희생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무역협회가 추정한 연간 수출 감소액은 8억7000만달러(약 1조390억원)에 이른다.

국내외를 둘러봐도 우리 경제와 기업에 악재투성이다.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길은 성장의 원천인 기업이 마음껏 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길밖에 없다. 정부는 우리 경제의 명운이 경각에 달려있다는 절박감을 갖고 어떻게 하면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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