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종 <중국인문경영연구소장 >
눈은 마음의 창(窓)이다. 생각과 감정이 드러나는 대표적인 신체 기관으로 매우 두드러지는 특성이 있다. 다른 감각기관은 피부의 일부가 변해 발달했다. 그에 비해 눈은 뇌의 일부가 망막에 직접 이어져 있다는 점에서 특이하다.

밖에서부터 들어오는 형상 정보도 모두 이 눈을 거친다. 눈으로 들어온 정보는 뇌에 바로 전해져 마음을 이루는 ‘신경의 바다’에 잠긴다. 다시 내 안에서 이뤄진 감정과 이성적인 판단 등이 눈을 통해 바깥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눈은 사람과 사람이 교감하는 통로다.

눈의 동공은 크게 8㎜까지 커지고, 작게는 2㎜까지 줄어든다. 이 동공이 커졌다가 줄어드는 데에는 빛에 대한 반응 외에 감정도 함께 작용한다. 상대방에게 좋은 감정을 품으면 동공은 커진다. 한자로는 청안(靑眼)이다. 미운 감정을 품으면 동공은 작아지며 흰자위가 커진다. 백안(白眼)이다. 흘기는 눈으로 상대를 바라보는 ‘백안시(白眼視)’도 같다.

비슷한 흐름도 많다. 한 눈으로 세상을 대하는 독안(獨眼), 흘겨보는 데만 능한 사안(斜眼), 가까운 곳에만 머무는 근안(近眼), 차갑게 대상을 보는 냉안(冷眼), 제 욕심에만 물든 혈안(血眼) 등이다. 바람직한 눈길은 아니다. 그보다는 대상을 따뜻하게 보는 자안(慈眼), 지혜롭게 보는 혜안(慧眼), 상대를 옳게 바라보는 정안(正眼), 공정하게 살피는 공안(公眼), 그로써 진리를 향하는 법안(法眼)이 우리에게 더 필요하다.

그래서 눈길이 어디로, 어떻게 향하는가는 매우 중요하다. 그 눈길을 아예 돌려버리는 경우가 있다. 반목(反目)이다. 마음을 거둔 채 상대조차 하지 않을 때, 따라서 극도의 반감과 미움으로 대상을 공격적으로 대하는 태도다. 눈이 등장하는 단어로 치면 고약하기 이를 데 없는 경우다.

우리 정치는 늘 백안시에서 시작해 애꾸눈의 독안,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리는 사안으로 번진다. 급기야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대립만 하는 반목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적폐’라는 모호한 코드로 이제 항시적인 갈등 구조를 만들어낸 집권 여당이 눈길을 고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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