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협상이 4주 내에 마무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일(현지시간) 양국 간 무역협상을 위해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류허 중국 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망이) 매우 좋아 보인다”며 “협상이 타결되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양국이 서로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 조만간 마침표를 찍을 것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까지 양국은 중국이 내년 상반기까지 미국산 농산물 및 에너지 등의 수입을 대폭 늘리고, 2025년까지 미국 기업이 중국 내에서 독자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에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역분쟁이 타결 기미를 보이면서 각국의 득실 계산도 바빠졌다. 무역분쟁의 최대 피해국이 될 수 있다던 한국 입장에서 협상 타결은 일단 호재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꼭 한국에 유리하지만은 않다는 견해도 적지 않다. 국제금융센터가 무역협상 타결로 중국의 대미 수입이 늘어나는 데 따른 신흥국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미국 제품 수입을 늘리면 타국 제품 수입을 줄여야 하는데, ‘중국 특화형 제품’ 수출이 많은 한국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반도체, 전기기기 및 부품, 자동차 부품 등이 그런 품목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제조 2025’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약해지는 점도 한국에는 부정적 요인이다. 중국은 2014년 국가 차원의 반도체산업 육성 기금을 조성하면서 ‘반도체 굴기’를 본격화했다. 미·중 무역전쟁 타결은 이런 중국의 반도체 행보에 날개를 달아줄 수도 있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에서 중국에 압도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반도체까지 추월당할 위기가 성큼 다가올지도 모른다.

미·중 무역전쟁 타결은 단기적으로는 호재다. 수출이 반짝 늘고 주가도 강세를 보일 것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 기회보다 더 많은 위기 역시 도사리고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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