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예인이 연루된 상상을 초월하는 불법행위 뉴스를 접하다 보면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단순한 폭행사건으로 발단된 서울의 한 유명 클럽 사태가 성행위 동영상 촬영·유포를 시작으로 단속경찰관 유착, 마약 투약, 성접대 의혹, 탈세 등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되고 있다. 연예 권력을 이용해 갖가지 불법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하니 가히 충격적이다. 최대한 엄정한 수사와 관련법에 입각한 원칙적인 처벌로 연예인 불법행위를 근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흔히 연예인은 공인(公人)이라고 한다. 공인으로서 연예인의 말과 행동은 대중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그 영향력은 실로 엄청나다. 초·중등생 둘 중 한 명의 장래희망이 연예인이나 운동선수라고 말할 정도로 아이들과 청소년에겐 우상과 같은 존재이자 동경의 대상이다. 지금도 연예인이 되고자 수많은 청소년이 연예기획사 주위를 기웃거리고 있다.

정치인을 능가하는 인기를 가진 유명 연예인의 말이나 몸짓 하나하나가 초미의 관심사며 그들의 기사가 연일 수없이 쏟아지고 있다. 공직자에게 요구하는 도덕적 잣대와 똑같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도덕성은 겸비해야 마땅하다. 특히 청소년들 앞에 서기에 부끄럽지 않을 만큼, 비난받지 않을 만큼의 책임감은 필수적이다.

차제에 몇 년간 집단으로 합숙하며 혹독한 수련을 하는 현재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의 개선도 절실해 보인다.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방치한 방송·연예 관련 정부기관은 그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지금까지 시청률 경쟁을 이유로 연예인의 불법행위에 관대했던 방송사와 제작진의 책임 또한 크다.

이제라도 불법 연예인을 과감히 퇴출시키고 하루빨리 방송의 공적 기능을 원래의 모습으로 되살려야 한다.

김은경 <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