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고, 그 꿈을 사회와 나누고
이익은 사람을 위한 연료로 써야
지속성장의 선순환 이룰 수 있어

김기찬 < 가톨릭대 교수·경영학 >
[기고] 다시 '꿈이 있는 기업'을 만들어가야 한다

지속가능하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 수는 없을까? 노예해방 100주년인 1963년 8월 28일,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연설을 듣기 위해 25만여 명의 군중이 링컨기념관 앞에 모였다. 그 유명한 “나에게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로 시작된 연설에서 킹 목사는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고, 이 꿈은 군중의 꿈이 됐다.

존경받는 기업가에게는 꿈이 있다. 이 꿈이 종업원들의 꿈이 될 때 기업은 지속가능하고 사랑받는 기업이 될 수 있다. 경영학의 구루 톰 피터스에 따르면, 초우량기업은 ‘가치의 공유’를 기반으로 한다. 꿈이 없는 기업가, 꿈이 없는 조직원, 꿈이 없는 기업은 돈의 머슴이 되고 말 것이다. 사회와 마찰을 일으키는 한국의 기업들을 보면서 다시 꿈을 생각해본다. 어째서 기업들은 사회와 꿈을 나누는 데 실패했을까?

필자가 세계중소기업학회 회장 시절 워싱턴DC에 머물 때 링컨기념관을 60번 이상, 킹 목사 기념관을 30번 이상 방문하면서 존경받는 리더가 가져야 할 두 가지 덕목을 깨달았다. 첫째는 꿈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사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가는 ‘꿈’과 ‘사람’이 있는 조직으로 만들어야 한다. 기업은 돈을 추구하는 조직이 아니라 사회가 필요로 하는 가치 창출의 주체가 돼야 한다. 이것이 꿈이고 기업의 존재 이유다. 이 꿈은 사람들이 만들어간다. 돈을 위해 사람을 희생하는 기업은 일시적으로 성공할 수 있겠지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지는 못한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창사 이래 최대의 생존 위기를 맞은 기업을 회생시키기 위해 의사 가운을 벗고 아버지를 대신해 직원들 앞에서 ‘희망’을 전한 기업가가 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이야기다. 필자가 20여 년 함께해온 ‘윤리가 경쟁력’이라고 믿고 있는 최고경영자(CEO)들의 모임인 윤경포럼 서약식에서 신 회장은 다음과 같은 기조연설문을 남겼다.

“기업은 ‘사람의, 사람에 의한, 사람을 위한’ 기업이 돼야 한다. 이익보다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이 기업의 영속 발전을 이루게 할 것이다. ‘돈은 발이 4개인 짐승이라 발이 2개 달린 사람이 쫓아갈 수 없다. 돈은 따라오는 것이지 잡으려고 하면 안 된다.’ 지속가능한 성장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경영의 출발이 인간 중심에서 시작돼야 한다. 이익은 사람을 위한 연료로 써야 한다.”

조직원에게 꿈을 주고 공감하는 기업가를 발굴하고 육성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첫째, 기업은 이익을 넘어 사람과 사회로 향해야 한다. 기업가는 큰 꿈을 사회에 던져줘야 한다. 그리고 이를 사회와 공유해야 한다. 혼자 꾼 꿈은 그냥 꿈이지만 함께 꾼 꿈은 현실이 된다. 손익계산서의 맨 아랫줄인 순이익, 맨 윗줄인 총수입을 넘어 기업 존재의 이유인 최고의 지향줄(upper line) 미션에 도전해야 한다. 이런 철학을 가진 기업들은 사람 성장과 기업 성장의 선순환을 추구한다.

둘째, 기업가는 공감하는 지도자가 돼야 한다. 사람은 자기가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움직인다. 기업 경영의 중심은 사람이어야 한다. 이렇게 사랑받는 기업이 지속가능하게 생존한다. 오늘날 경영은 내부사람인 ‘ICE(투자자, 고객, 직원) 중심경영’을 넘어 사회와 파트너를 포함한 ‘SPICE(사회, 파트너, 투자자, 고객, 직원)형 생태계경영’으로 발전하고 있다.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해관계자에 의한, 이해관계자를 위한 기업은 영원히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신 회장이 유엔 연설에서 남긴 말이다. 이런 꿈이 잘 지켜지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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