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같은 동네에서도 20배 넘게 차이가 나는 등 일관성 없이 들쭉날쭉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립·다세대 주택은 그 정도가 훨씬 심했다. 한경(3월 22일자 A1, 10면)이 서울 7개 동(洞) 연립·다세대주택 70곳을 표본 조사한 결과 서울 청담동에서는 50m 떨어진 두 연립주택의 공시가격 상승률이 15.1%와 0.7%로 20배 이상 차이가 나기도 했다. 거래 사례가 있는 주택의 공시가격은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급등한 사례도 많았다. 또 실거래가 반영률은 50% 미만부터 100% 초과까지 제멋대로였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전문성도 떨어진다. 공동주택의 경우 한국감정원 직원 550명이 1인당 하루 평균 180가구의 공시가격을 산정한다. 이 중 감정평가사는 200명 안팎에 불과하다. 여기에 정부가 ‘공시가격 현실화’를 단기간에 밀어붙이다 보니 더 큰 혼란이 생기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정부는 실거래가, 주택매매동향, 시세정보 등을 참고해 정한다는 설명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몇몇 집값 급등지역의 실거래가 반영률을 높이다 보니 원칙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공시가격이 결정된 사례가 적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공시가격은 부동산 보유세와 건강보험료, 기초연금 등 61개 사회복지·행정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시세반영률 산정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정부가 모든 주택의 공시가격 산정 기준을 일일이 밝힐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최소한 어떤 원칙과 기준이 적용됐는지는 설명해야 한다. ‘깜깜이’로 결정되는 공시가격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더욱 부추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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