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꼽은 '김정은 승리' 3개 시나리오
"정치적 종전 선언·핵동결-제재완화 맞교환시 승리"
"싱가포르 회담 되풀이하는 모습 만으로도 작은 승리"
[북미회담 D-1] CNN이 보는 김정은의 '승패 기준점'은
특별취재반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두 번째 핵(核)담판의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은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북한의 '승리'로 여길 수 있는 상황을 전문가의 예상을 토대로 3개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AP통신의 전 평양 지국장 출신인 진 리 우드로윌슨센터 한국역사·공공정책 센터장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정치적인 종전선언이 이뤄질 경우를 꼽았다.

이는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내는 평화협정은 아니지만 김 위원장이 북한 인민들에게 '선전전의 승리'로 내세우는 데는 충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종전은 김 위원장의 조부 김일성 주석과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 누구도 생전 이루지 못한 목표인 만큼 김 위원장이 이 같은 과업을 달성한다면 이는 북한 내부에서 최고지도자이자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서 김 위원장의 권위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리 센터장은 이 같은 선언은 김 위원장이 경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는 동시에 북한이 중국, 유엔, 미국과 공식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 절차를 시작하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 센터장은 특히 김 위원장은 핵 프로그램 포기 약속을 대가로 경제적 양보를 얻어내려고 할 것이며,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가 최우선 순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 센터장은 제재가 해제될 경우 한국은 북한에 경제적 생명선이 될 수 있는 남북경협을 재개하고 쇠락한 북한의 사회기반시설을 재건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군사분석가인 애덤 마운트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은 이번 정상회담에 나서서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차 북미정상회담 때와 같은 모습을 반복하는 것 만으로도 작은(modest) 승리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마운트 연구원은 김 위원장은 이를 통해 핵보유국으로서 미국과 상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외교와 무역에 있어 새로운 기회를 획득하며, 중국과 한국의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운트 연구원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1차 정상회담 때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중단했던 것처럼 이번 회담에서도 아무런 대가 없이 충동적으로 김 위원장에게 주요 양보를 한다면 김 위원장에게는 큰 승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카네기-칭화 글로벌 정책센터의 자오 퉁 박사는 북한 핵 프로그램 동결과 대북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시나리오를 꼽았다.

그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보유한 기존 핵 능력의 핵심적 요소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에 초점을 맞춘 합의를 수용한다면 이는 김 위원장이 가장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