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전원에게 '국회 정상화 촉구' 서한 보내"정치 말할 자격 스스로 잃어…어느 날 촛불이 쓰나미처럼 국회 향할 것"문희상 국회의장은 여야 간 대립으로 국회가 장기간 파행되는 것과 관련, 19일 국회의원 전원에게 서한을 보내 즉각적인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문 의장이 국회 의사일정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낸 것은 작년 7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문 의장은 이날 오전 여야 5당 원내대표와 만나 2월 임시국회 개최 등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여야 간 첨예한 이견 탓에 협상은 불발됐다.문 의장은 서한에서 줄곧 격앙된 어조로 여야를 나란히 질타했다.그는 "1월 임시국회가 문 한번 제대로 열지 못하고 지난 17일 종료됐고 여야정 실무협의체도 거의 3개월째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며 "의사일정조차 조정하지 못하고 국회는 제자리걸음, 개점휴업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문 의장은 "국회가 정치를 말할 자격을 스스로 잃고, 존재의 의미를 스스로 증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회를 대표하는 국회의장인 저부터 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하루하루 초조하고 참담하다"고 심경을 밝혔다.이어 "어느 것 하나 국민의 삶과 직결되지 않은 것이 없다.국민의 삶과 마음 앞에서는 이유도, 조건도 필요 없다"며 "국회는 지금 당장, 무조건 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문 의장은 "우리 국민은 지난 총선과 광장의 촛불을 통해 국회에 협치를 통한 개혁의 제도화를 명령했고, 제도적 완성은 개혁입법"이라면서 "그러나 무엇 하나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고, 국회는 갈등조정이 아닌 갈등을 양산하는 대결과 정쟁으로 불신만을 쌓아가는 형국"이라고 꼬집었다.그는 "특히 국민의 삶과 직결된 시급한 민생법안이 쌓여가는 것은 국회의 직무유기일 것"이라며 체육계 성폭력 근절법, 유치원 3법, 의료종사자 보호를 위한 정신건강증진법, 탄력근로 확대를 위한 근로기준법, 카풀대책법, 미세먼지법 등 산적한 민생법안을 일일이 소개하기도 했다.문 의장은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사법개혁과 권력기관 개혁, 선거·정당·국회 등 정치개혁을 비롯한 개혁법안도 마무리해야 한다"며 "그러나 국회 사법개혁특위, 정치개혁특위 논의는 멈춰 서 있다"고 비판했다.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이라면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법률에 따라 3월 15일까지 의장에게 제출해야 하는 선거구획정안을 두고도 여야 간 합의를 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문 의장은 "20대 국회가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간은 연말까지 불과 10개월 남짓으로, 참으로 안타까운 시간이 속절없이 흐르고 있다"면서 "국회가 민생입법, 개혁입법에 속도를 못 내고 지금처럼 지리멸렬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어느 날 국민의 촛불이 쓰나미처럼 국회를 향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문 의장은 끝으로 "국회는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다.싸워도 국회 안에서 싸워야 한다"며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단 1%라도 올릴 수 있도록 국회의원 한 분 한 분의 열정과 분발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연합뉴스
문의장 주재 5당 원내대표 회동서 절충점 못 찾아오후 4시 재회동 계획, 일정 조율 실패로 무산여야 5당 원내대표들이 19일 문희상 국회의장이 주재한 회동에서 공전을 거듭하는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문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김관영·민주평화당 장병완·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만나 2월 임시국회 일정 등 현안을 논의했다.여야 원내대표들은 1시간가량 비공개 회동을 이어갔으나 국회 정상화를 위한 절충점은 찾지 못했다.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회동 후 기자들에게 "2월 임시국회 정상화 문제를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이 대변인은 "국회를 빨리 열어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었다"면서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최소한의 명분이 충족돼야 열 수 있다는 입장이었고, 나머지 원내대표들은 각 당 입장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국회를 열어놓고 (쟁점들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한국당은 무소속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국정조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으나 민주당은 조건 없는 국회 정상화를 강조하고 있다.홍영표·나경원·김관영 원내대표 등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은 회동에서 이날 오후 4시 다시 만나기로 정했으나 이후 그마저도 무산됐다.3당 원내대표들 대신 원내수석부대표들이 오후 4시에 만나 이견을 좁히는 방안도 거론됐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이날 더는 협상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여야 3당 원내대표들이 전날 협상에 이어 이날 회동에서도 별다른 소득을 거두지 못해 2월 국회 개의에 진통을 겪고 있다.문 의장은 이날 회동에서 "2월 임시국회를 즉시 열어 민생·개혁법안을 빨리 처리해야 한다"며 "2월 국회가 안 된다면 최소한 3월 국회의 구체적인 일정이라도 합의해 발표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문 의장은 특히 "원내대표들만의 국회냐", "국회를 계속 열지 않으면 민심의 쓰나미가 몰려올 것" 등의 발언을 하며 강하게 질타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대변인은 "문 의장이 국회를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과정에서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며 "'5·18 망언' 소동도 국회가 원활히 돌아가지 않았기 때문에 벌어진 것 아니냐는 취지의 말씀도 했다"고 설명했다./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원내대표가 19일 회동해 올해 들어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국회를 정상화할 방안을 논의한다.문 의장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나경원·바른미래당 김관영·민주평화당 장병완·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만나 2월 임시국회 소집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홍영표 원내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김관영 원내대표 등 여야 3개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전날에도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5·18 망언 의원 징계', '손혜원 국정조사' 등 현안에 대한 견해차가 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전날과 달리 문 의장이 주재하고 장병완 원내대표와 윤소하 원내대표까지 참석하는 이날 회동에서 각 당은 다시 입장차를 조율하며 국회 일정 합의를 시도할 전망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