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 앱(응용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야놀자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반열에 올랐다는 소식이다. 싱가포르투자청으로부터 2000억원을 유치하면서 기업가치를 1조10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이 회사의 이수진 총괄대표가 모텔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중 심심풀이로 만든 숙박업 종사자를 위한 인터넷 카페에서 시작해 14년 만에 국내에서 일곱 번째로 유니콘 기업을 일군 것이다.

규제 등 온갖 역경을 딛고 잇달아 ‘유니콘 날개’를 다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에 박수를 보낸다. 그렇지만 한국 스타트업의 규모나 성장 속도를 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미국과 중국의 유니콘 기업은 각각 156개와 92개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다. 5년 전 45개였던 전 세계 유니콘 기업이 325개로 늘어나는 동안 한국은 5개 늘었을 뿐이다.

무엇보다 척박한 환경 탓이 크다. 벤처 1, 2세대 기업인들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부 리스크’와 반(反)기업 정서 부작용을 호소한 대로 이중 삼중 규제와 이익집단의 반발로 신사업은 첫발도 떼기 전에 가로막히기 일쑤다. 해외에서 유니콘 기업이 많이 나오는 승차공유는 제대로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 게다가 대기업 투자는 막혀 있어 자금 유치도 쉽지 않다. 많은 스타트업이 해외에서 답을 찾는 이유다.

벤처기업들이 마음껏 신산업을 펼칠 수 있는 판부터 깔아줘야 한다. 유니콘 기업, 데카콘 기업(기업가치 10조원 이상 스타트업)이 활발하게 나오는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는 한 제대로 된 혁신성장도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