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는 95%를 해외수입에 의존
생산·전달·소비 상세 DB 구축
지능정보기술 적용 가능케 해야

김수덕 < 아주대 교수·에너지시스템학 >
[기고] 국가 에너지데이터, 통합관리 필요하다

한국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94.7%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과거 여러 차례 석유 파동을 겪은 까닭이다. 최근 저(低)유가 국면이 지속되면서 에너지 안보 문제가 관심권 밖으로 사라진 것 같아 불안하기만 하다.

에너지 데이터 관련 문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에너지의 생산·전달·소비에 이르는 전(全) 주기에서 지능정보기술 적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지능정보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관련 데이터의 실상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에너지밸런스표를 예로 들어보자. 에너지밸런스표는 한 국가의 에너지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표다. 에너지원별 생산·수입·수출·재고 증감 같은 1차 에너지 흐름과 최종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에너지 형태로 전환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에너지전환 부문, 전환된 에너지를 누가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최종 에너지 흐름 등 세 가지로 대별된다.

국내에서 만들어진 가장 상세한 에너지밸런스표(2016년)는 1차 에너지 흐름 10개 라인, 에너지전환 부문 6개 라인, 최종 에너지흐름 25개 라인으로 구성돼 있고 이를 각 에너지, 비에너지원으로 구분해 29개 칼럼(기둥)으로 표시돼 있다. 여백을 포함해 48×39 행렬의 정보가 전부다. 이 체계는 지난 30년간 바뀌지 않았다.

일본의 에너지밸런스표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상세하다. 일본의 2013년 에너지밸런스표는 986×162 행렬로 구성돼 있고, 재생가능·미활용 에너지밸런스표는 986×49 행렬의 크기로 별도 제시돼 있다. 한국보다 대략 110배가 넘는 정보를 토대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자. 우리나라 에너지밸런스표는 지역 구분이 없는 데 반해 일본은 통상 8개 권역으로 나누는 지역 구분에 추가해 호쿠리쿠(동해에 면한 혼슈 지역)와 오키나와를 별도 구분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부문으로 보이는 정보통신업을 보자. 한국은 관련 에너지정보가 상업 부문이라는 하나의 행 속에 묻혀 있는 데 반해 일본은 15개의 상업 부문 서비스업종 중 정보통신업이 별도 구분돼 있고, 그 속에는 통신·방송·정보서비스·인터넷기반 서비스·영상음향문자정보제작 등 5개 세부 업종에 대해 각각 50인 이상, 50인 미만 규모별로 세분화돼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 에너지부서에는 전문 학위를 갖고 통계만 담당하는 공무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에너지밸런스표는 에너지 정보의 극히 일부분이다. 에너지밸런스표에는 구체적으로 그 내용이 표시되지 않는 수송·건물 부문은 산업통상자원부 소관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국토교통부가 건물·수송 부문 에너지에 관심을 갖고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하고 있다. 산업부는 여객과 화물 수송서비스의 크기에 관심이 없는 듯하다. 국토부는 출발점~목적지 정보를 포함한 상세 수송서비스 정보를 갖고 있다. 모든 차량의 등록정보가 있으며, 정기검사 자료를 연계하면 차량별 주행거리 정보까지 알 수 있다. 지번이 부여된 건물에 대한 전력소비실적 정보도 있지만 접근은 불가능하다. 들리는 얘기로는 구축한 DB의 활용도가 떨어져 고민이라고 한다. 에너지 데이터의 통합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우리는 에너지전환 시대, 빅데이터 시대란 얘기를 듣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 데이터 수준은 얘기하기 부끄러운 수준이다. 에너지 데이터 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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