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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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에 이어 이달에도 택시기사가 분신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카풀'을 둘러싼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만들어진 ‘사회적 대타협 기구’의 역할도 불투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택시 업계는 9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 앞에서 분신한 택시 기사 임모씨(65) 사망을 계기로 정부와 국회를 향한 카풀 반대 목소리를 높일 계획이다.

택시 업계는 카풀 반대를 위한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택시 업계는 카풀과 관련된 법적 조항을 삭제할 것을 국회에 강력히 주장 중이다. 전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은 “국회는 즉각 국토교통위원회를 소집하고 불법 카풀 영업의 빌미가 되고 있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1조 제1항 제1호를 삭제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 81조 제 1항 1호에는 출퇴근할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 등을 예외로 유상운송을 허용하고 있다. 이는 카풀 사업의 법적 근거가 되는 것이기도 하다. 택시 업계가 이 같은 주장을 계속 유지하는 상황에서 카풀 업계와의 갈등 해결 실마리도 찾기 힘들어질 전망이다.

우선 올해 카풀 문제 해결을 위해 만들어진 ‘사회적 대타협 기구’의 역할이 무색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사회적 대타협 기구는 정부, 여당, 택시, 카풀 업계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택시 업계는 지난달 28일 예정이었던 기구 출범식에 돌연 참석하지 않았다. 카카오가 하고 있는 카풀 베타테스트(시범서비스)를 중단하지 않으면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게 이유였다.

업계 관계자는 “카풀과 택시 업계가 타협점을 찾아야 하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더 안 좋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에서 하루빨리 대책마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카풀 문제를 두고 정치권 일부가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고도 지적한다. 일례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20일 열린 택시 기사 집회에서 “생존권을 말살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그대로 두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가, 나흘 뒤 “우리 정당에서 카풀 자체를 반대하는 것처럼 이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해명해 ‘말 바꾸기’라는 비판을 맞기도 했다.

카풀 업계에서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택시의 현실이 매우 어렵다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국회가 해결할 생각을 해야지, 카풀 문제가 모든 문제의 원인인 것처럼 한다면 카풀과 택시 업계가 모두 공멸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