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가 연말을 앞두고 포트폴리오 재조정에 들어가 관련주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부 종목의 기관 지분율 급락은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사 교체 작업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도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에이비엘글로벌자산운용은 CJ프레시웨이, AJ렌터카, SK디앤디, S&TC, HSD엔진 등 종전에 5% 이상 지분을 갖고 있던 5개 종목의 자사 지분율이 모두 0%가 됐다고 공시했다. 에이비엘운용의 공시 영향으로 CJ프레시웨이(-2.90%) SK디앤디(-2.28%) 등은 이날 주가가 2% 이상 하락했다. 에이비엘운용의 지분율 급변은 지난달 2일 ‘일임계좌 해지에 따른 주식이체’ 등의 이유로 한꺼번에 이뤄졌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변동이 지난달 초 국민연금이 단행한 국내주식 위탁운용사 자금 회수 작업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국민연금은 33개 위탁운용사 중 성과가 부진한 곳에서 자금을 빼내 성과가 좋은 상위 운용사로 옮기는 작업을 벌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국민연금으로부터 자금운용을 위탁받은 운용사가 특정 종목을 5% 이상 보유하게 될 경우 국민연금과 별개로 운용사 명의로도 대량 보유 공시를 한다”며 “국민연금이 운용사에서 자금을 회수하면 해당 종목 주식은 현물 형태로 다른 운용사로 옮겨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달 KB자산운용 등 일부 운용사는 대량보유 공시 종목의 지분율을 대거 늘렸다. KB자산운용은 모두투어(5.35%→8.13%), 동원산업(9.35%→12.19%), 게임빌(9.17%→11.89%), SK디앤디(5.03%→8.42%) 등 종목의 지분을 늘렸다. 크리스에프앤씨(5.17%)와 롯데관광개발(5.09%) 등은 새로 5% 이상 지분율을 확보했다.

이 밖에 베어링자산운용은 지난달 윈스와 대덕전자 지분율이 5%를 넘겼다고 공시했다. 신영자산운용은 한전KPS를 5% 이상 확보했다. DB자산운용은 제주은행 지분율을 7%에서 4.33%로 줄였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