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달러는 미국에 이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솔직히 말해 달러 강세로 비즈니스를 하는 데 어려움을 느낀다고 늘 지적해왔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미국 수출의 영향을 언급하면서 달러화 약세가 우리에게 이익이라고 말해왔다. 달러 약세가 미국 수출에 바람직하다는 점에선 므누신 장관의 지적이 맞지만, 달러 약세가 미국 경제 전체에 이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는 틀린 셈이다. 실제로는 그 반대이며 약한 달러는 미국을 오히려 궁핍하게 한다.

일부 산업에선 달러 약세가 이득이 된다. 달러 약세는 해외 구매자에게 미국 제품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미국 제조 기업의 수출이 늘면서 고용이 창출되고, 기업 근로자의 임금도 오를 것이다.

달러 약세는 미국을 궁핍케 해

그러나 미국의 상황은 악화될 것이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물가가 오르고 미국 국민은 상품 구입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한다. 미국 국민은 미국이 수출하는 물품에도 더 많은 돈을 지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외국에서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가격이 상승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기업과 그 기업의 투자자는 수출하는 물품이나 서비스에서 더 적은 대가를 얻는다. 특히 이런 것들의 대부분은 미국 기업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하이테크 제품이다.

단적으로 말하면 달러 약세 상태에선 미국은 구입하는 모든 제품과 서비스에 더 많은 돈을 써야 하고 판매하는 모든 제품에서 얻는 가치는 더 적어진다. 이렇게 해선 나라를 풍요롭게 하는 것이나 풍요로움을 유지하는 것, 그 어떤 것도 가능하지 않다.

달러 강세의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부유층은 수입품을 더 소비하기 때문에 더 많은 혜택을 누릴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국가가(금융 등 다른 경제 분야의)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노동자 계층을 돕기 위해 달러 약세를 유도해야 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달러 강세를 통해 미국 전체의 경제 파이를 키울 수 있다. 정부는 여기서 생긴 이익의 일부를 부유층에서 저소득층으로 이전할 수 있고 국민 전체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다.

파이 키우면 분배 문제도 풀려

모든 부(富)의 재분배 정책은 노동 의욕과 고용 기회를 감소시키는 일이 없도록 신중하게 수립해야 한다. 최선의 방법은 저소득 근로자를 채용하려는 고용주에게 보조금을 제공하는 것이다. 임금 보조제는 더 많은 노동자가 높은 임금을 받고 고용되는 것을 보장한다. 미국을 더 부유하고 생산적 국가로 만드는 방법의 하나다.

우파 성향의 미국인들은 종종 이런 정부의 개입에 반대하지만, 이 같은 정부 개입은 다른 대안보다 훨씬 바람직한 것이다. 만약 유권자들이 환율 정책을 왜곡할 목적으로 투표하거나 위험한 공약을 내거는 사회주의자 정치인을 선출한다면 우리의 생활은 더욱 나빠질 것이다.

경제의 파이를 확대하는 쪽이 그 파이를 어떻게 배분하느냐로 다투는 것보다 훨씬 낫다. 그리고 미국인들의 파이는 달러가 강할 때 가장 크다. 강한 달러가 가져오는 이익의 일부를 노동자 계층에 이전하는 것은 미국의 부유층이 계속 풍요롭게 살기 위해 반드시 치러야 하는 대가다.

정리=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이 글은 래리 해리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USC)대 교수가 ‘A Strong Dollar is Good For America’란 제목으로 쓴 칼럼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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