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방향 권고안’을 공개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25~40%로 확대하고, 6억100만t 수준인 에너지 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 5억3650만t으로 감축하자는 게 주요 내용이다. 전기요금 인상 등 수요 억제와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을 통해 2040년 에너지 소비를 작년 수준으로 줄이자는 것도 담았다.

권고안은 시민단체와 학계 등으로 구성된 기본계획 워킹그룹이 제출한 것으로, 탈(脫)원전에 따른 정부의 중·장기 에너지 정책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구체적인 전략이 없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전문가 지적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것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최고 40%로 높이고 온실가스 배출도 대폭 낮추겠다는 것이다.

폐(廢)목재를 태우는 것을 제외한 태양광 등 실질적인 국내 신재생 비중은 1%에 불과하다. 이를 최고 40배 늘리려면 서울 면적의 1.2배 되는 땅을 태양광 패널로 채워야 한다. 정부 계획대로 새만금에 30.2㎢ 규모 태양광 단지를 건설해도 달성하기 쉽지 않다. 태양광은 낮에도 구름이 끼면 발전이 제대로 안 돼 설비 이용률이 평균 15%에 그치기 때문이다. 아무리 에너지 이용과 사용 효율을 높이더라도 ‘저효율’ 신재생이 대세라면 미래 에너지 수요를 제대로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다. 신재생 비중을 목표대로 확대하더라도 그만큼 환경친화적인 원전 비중이 줄 수밖에 없어 온실가스 감축도 생각대로 되지 않을 것이다.

신재생 에너지의 경제성도 문제다. 1991년부터 새만금 간척 등에 들어간 돈만 10조원으로, 지금 가치로 환산하면 20조원에 육박한다. 3.3㎡당 100만원이 넘는 비싼 땅에 발전 단가가 높은 태양광 단지를 세우겠다는 것이다. 신재생은 건설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발전에 유리한 자연 조건을 갖춘 곳도 보조금으로 겨우 연명하는 판이다. ‘보조금 폭탄’으로 관련 산업을 육성 중인 중국이 여름철 기온이 50도를 넘는 신장자치구 화염산(火焰山) 주변과 거센 바람이 부는 네이멍구자치구 등에 집중적으로 신재생 단지를 건설한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정부는 ‘고비용·저효율’인 신재생 중심의 발전구조 개편이 지속가능한지 제대로 짚어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