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매도세가 예사롭지 않다. 외국인들은 올 들어 지난주까지 5조625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았다. 2011년 이후 7년 만에 최대 규모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만 해도 10조원어치에 가까운 한국 주식을 사들였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올해 총 매도 규모의 절반이 넘는 2조8166억원어치를 이달에만 집중적으로 쏟아냈다는 점이다.

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8% 급락했다. 지난 18일엔 한때 연 최저인 2117.62까지 떨어졌다. 채권시장 분위기도 비슷하다. 지난 8월까지 8개월 연속 증가했던 외국인 보유 원화채권 규모는 지난달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다. 18일 기준 외국인 보유 채권 규모는 111조780억원으로 8월 이후 3조2040억원 줄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셀코리아’ 배경으로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환율 상승, 미국 중국 간 무역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 국내 경기 둔화 등을 꼽고 있는 듯하다. 국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한국 투자 메리트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대외 요인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국내 여건이 외국 투자자를 떠나게 만드는 부분은 없는지도 차제에 돌아봐야 한다는 점이다.

주식 투자에는 환율 금리 등 거시변수도 중요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기업실적이 가장 중요한 지표다. 아직 3분기 실적이 본격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증시 주변에서는 국내 기업실적이 3분기를 정점으로 하향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설비투자가 6개월 연속 줄어든 데다 유가증권시장 영업이익의 40% 안팎을 차지하는 반도체 가격 전망도 다소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 들어 노골화된 정부의 기업 압박과 노조 과보호 정책으로 인한 기업 비용 상승 등도 증시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정부가 남북한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 증시에 호재인지도 의문이다. 특히 대북제재를 둘러싼 미국과의 미묘한 견해차는 외국인의 눈에는 부정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 실물경기 부진 와중에 증시마저 급락세를 지속한다면 우리 경제의 앞날은 캄캄해진다. 우리 스스로 외국 투자자를 밀어내는 요인은 없는지 잘 살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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