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현 논설위원
[천자 칼럼] 마리화나 합법화

캐나다가 우루과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마리화나(대마) 재배와 소비를 전면 허용했다. 음성적인 시장을 양지로 이끌어 적절한 규제와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계기로 마리화나 합법화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인체 유해성 여부와 법적·사회적 효력, 의료적 활용 등 크게 세 가지다.

합법화 찬성론자들은 마리화나의 독성이 니코틴이나 카페인보다 적다고 강조한다. 반대 측은 환각을 일으키는 테트라히드로칸나비놀(THC) 등의 유해성이 크다고 반박한다. 법적·사회적 효력을 놓고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데 이를 범죄화하는 것은 개인의 자기결정권 침해라는 주장과 간접흡연 등의 폐해가 많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의료적 활용에 관해서는 반대 수위가 비교적 낮다. 마리화나 성분 중 환각효과가 없는 칸나비디올(CBD)은 미국, 캐나다, 독일 등에서 뇌전증, 자폐증, 치매 치료에 쓰이고 있다. ‘대마 오일’로 불리는 이 약품은 세계보건기구의 무해 판정에 이어 2018 평창동계올림픽 도핑 테스트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미국에서는 의료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한 주가 30여 개, 기호용까지 전면 허용한 주가 9개다.

국내에서는 ‘대마 추출물’이 모두 마약류로 분류되기 때문에 대마 오일도 법에 저촉된다. 뇌종양 환자인 4세 아들을 위해 해외 직구로 대마 오일을 산 어머니가 구속돼 선고유예 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의료용 대마 합법화에 관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올 1월 국회에 제출됐다.

중독성으로 따지면 술·담배가 더한데도 왜 마리화나만 불법일까. 헌법재판소 결정이 흥미롭다. “술과 담배는 오래전부터 기호품으로 자리 잡아 단속과 처벌이 비현실적이며 대다수 국민이 범죄자로 처벌될 수 있어 형사정책상 바람직하지 않은 반면, 대마는 1960년대 중반에 비로소 환각 목적의 흡연물질로 알려져 크게 확산되지 않았으므로 규제할 수 있다.”

한마디로 국민 다수가 이용하면 처벌할 수 없다는 얘기다. 다른 나라도 사정이 비슷하다. 결국 한국에서는 마리화나 합법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리 국민이 우루과이나 캐나다에서 구매·흡입하는 것도 불법이다. 이런 논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중독성 기호품의 의존증을 극복하는 일이다. 자신의 심신 건강을 자유 의지로 지키는 것이야말로 헌법상의 자기결정권에 앞서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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