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갈수록 심상치 않다. 지난 8일 중국 상하이증시가 3.72% 급락했고, 위안화가치는 17개월래 최저다. 어제는 간신히 보합 수준으로 버텼지만 시장심리는 위태롭기만 하다. 미국·일본 증시가 사상 최고인 반면 중국 증시는 최고치 대비 절반 수준이고, 올해 고점에 비해 20% 넘게 빠진 상태다. 위안화 환율도 심리적 저지선인 달러당 6.9위안을 뚫고 6.93위안까지 뛰었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전격 인하(1%포인트)했지만 시장 방어엔 역부족인 형편이다.

이 같은 중국 금융시장 불안은 미·중 무역전쟁에다 미 금리 인상 여파로 중국 내 자본이탈 우려가 부쩍 커진 데 원인이 있다. 올 상반기 경상수지가 20년 만에 첫 적자일 만큼 실물경제도 여의치 못하다. ‘세계의 공장’으로서 자본을 빨아들이던 것도 옛말이 됐다. 오히려 일각에선 강(强)달러 충격으로 7260억달러가 빠져나간 ‘2016년 사태’를 떠올리고 있다. 중국 외환보유액이 3조870억달러에 달한다지만, 3조달러가 무너지면 더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신흥국 연쇄 위기로 ‘금융위기 10년 주기설’이 고개를 들면서, 다음 진앙지가 중국이 될 것이란 관측이 공공연하다.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부채주도 성장’을 해온 중국이 금리상승기에 한계를 노출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실제로 중국의 기업·가계·정부 총부채는 10년간 20조달러나 폭증해 GDP의 265%로, 신흥국 평균의 두 배에 가깝다. OECD는 그림자금융(비은행 대출)의 위험성을 경고했고, 맥쿼리증권은 통상전쟁보다 부동산 거품을 더 큰 리스크로 꼽고 있다. 부채·거품의 ‘내우(內憂)’와 무역전쟁의 ‘외환(外患)’이 겹쳐, 중국의 국가통제력을 시험하고 있다.

중국발(發) 금융위기가 가시화될 때 가장 타격이 큰 게 한국임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전체 수출의 25%가 나가고, 우리 기업이 가장 많이 진출해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사드 보복 이후 수출·투자 다변화에 주력하고 있지만, 중국 의존도를 당장 낮추는 데 한계가 있다. 동시에 중국은 주력 산업에서 빠르게 추격하는 양면성도 있다.

이런 때일수록 무역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밸류체인)의 변화를 세심하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업과 정부가 신남방정책 등 대체시장 개척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블랙 스완’에 대비하는 비상한 대책이 절실하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