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신문이 그제 “남녘땅 곳곳에서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을 ‘전설 속의 천재’ ‘소탈하고 예절 바르신 지도자’ ‘덕망 높은 지도자’ 등으로 칭송하는 목소리가 그칠 새 없이 울려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유의 기사가 처음은 아니지만, 좀처럼 변하지 않는 북한체제를 여실히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남북한 간의 대화와 정상회담도 김정은의 우상화에다 1인 체제의 선전 방편으로 쓰는 게 북한이다.

북한 공식매체의 이런 허황한 주장에 대해 지금 대한민국 사회는 “터무니없다”며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상황인가. 어떻게 이런 주장이 아직도 버젓이 되풀이되며, 이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냉철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비핵화에 대한 명확한 실행 일정도 확인 못 한 채 낙관·유화 일변도로 달리는 대북정책과 남북관계에서의 불균형이 그만큼 심각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한 간 대화와 접촉이 ‘북한 핵무기 폐기’라는 당초 목표를 잃지 않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우리 정부가 내실 있는 안보체제를 유지하면서, 비핵화의 성과도 확인해가며, 남북 간 상호주의에 입각한 평화공존 정책을 펴 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북한 김정은의 수석 대변인”(미국 블룸버그 통신)이라는 해외 유력언론의 보도까지 나온 배경에도 주목해야 한다. ‘국가보안법 재검토’라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평양 발언도 장소나 시점 차원에서 적절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남남갈등이 뻔히 예상되는 이런 성급한 언급은 남북관계 개선에 도움된다고 선뜻 말하기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