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3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 1월 1만 명이 줄어든 이후 최저치다. 증가폭이 5000명에 그쳐 커다란 충격을 줬던 7월보다도 더 악화된 것이다. 8월 실업자 수는 113만3000명으로 8월 기준으로는 외환위기 때인 1999년(134만4000명) 이후 가장 많았다. ‘고용 참사’를 넘어 ‘고용 재난’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어제 “우리 경제의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용 부진이 업황 등 경기적 요인 외에 인구·산업 등 구조적 요인과 정책적 요인의 중첩에 주로 기인한 것”이라던 지난달 당·정·청 회의에서의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고용 악화는 다양한 요인이 어우러진 결과일 뿐, 최저임금 인상 등 현 정부 정책이 원인은 아니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신규 취업자 수 추이와 내용을 보면 이런 설명은 무색해진다. 지난 1월만 해도 33만4000명에 달했던 신규 취업자 수가 7개월 만에 100분의 1 아래로 쪼그라들었다. 조만간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 구조적 요인으로 체질이 바뀌는 것이라면 어떻게 이렇게 단기에 재난적 상황을 맞겠는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직접 받는 도·소매업, 숙박·음식업, 사업시설관리업 등에서만 취업자가 약 32만 명 줄어든 것만 봐도 ‘정책 실패’ 결과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더욱 심각한 것은 청년실업률이 10.0%로 8월 기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이었고, 40대 취업자 수는 15만8000명 줄어 27년 만에 감소 폭이 가장 컸다는 점이다. ‘경제의 허리’인 청·장년들이 ‘고용 재난’의 최대 피해자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정책이 효과를 내면 고용이 개선된다”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며 소득주도 성장에 더 속도를 내겠다고 한다.

잘못된 정책으로 고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 정부는 그 정책을 더 밀고 나가겠다고 우긴다. 오죽하면 경제관료들은 물론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매달 발표되는 새 통계를 보기가 두렵다”는 말이 나오겠나. 국가 경제를 ‘오기’의 희생양으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