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 된 중국 주식… 쓸어담는 '엉클샘'
미·중 무역전쟁으로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고 중국 증시 주가가 폭락하자 미국 펀드투자자가 중국 상품 저가매수에 나서고 있다.

24일 로이터통신은 금융시장 분석업체 톰슨로이터리퍼의 자료를 인용, 미국 투자자가 지난 1주일간 자국 금융회사의 중국 펀드에 5억7200달러(약 6400억원)를 투자했다고 보도했다. 주간 매입액 기준으로 올 1월 이후 가장 크다.

이날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871위안으로, 지난주에 비해 달러 대비 0.02% 하락했다. 주간 기준 11주 연속으로 가치가 떨어지면서 1994년 관리변동환율제도 도입 이후 최장 기간 하락세를 이어갔다. 통신은 일부 투자자가 이런 상황을 중국 주식을 싸게 살 기회로 여기고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1월 고점 대비 23%가량 하락했다. 환율을 감안하면 미국 투자자는 연초에 비해 약 30% 낮은 가격에 중국 주식을 매입할 기회로 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자산을 매입하는 투자자는 중국의 경기 전망도 밝게 보고 있다. 중국 정부가 무역전쟁에 대응해 확장적인 통화·재정정책을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주 부진한 경제 실적 자료를 공개하면서 140억달러 규모의 철도 등 인프라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지방채 발행을 확대하는 방안을 밝혔다.

중국 투자자와 기업들의 미국 투자는 줄고 있다. 리서치업체 로디엄그룹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중국의 대미 투자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2% 감소한 18억달러(약 2조원)에 그쳤다. 최근 하이난항공(HNA)그룹과 안방보험 등 중국 대기업들은 미국 내 보유 부동산을 대거 매각하고 나섰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