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각종 규제로 움츠러든 기업들이 앞으로는 검찰에 불려나가는 일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법무부가 가격담합, 시장분할 등 중대 담합 행위에 대해서는 공정위의 고발(전속고발권) 없이도 검찰이 바로 수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을 바꾸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시민단체, 소액 주주 등도 고발권 행사가 가능해 기업 관련 소송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공정위와 검찰이 한 사건을 경쟁적으로 조사하면 기업은 양쪽에 다 불려다니게 생겼다. 게다가 이번 개정안은 공정거래법 위반 과징금 최고 한도를 두 배로 높이고,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도 203개에서 441개로 대폭 늘렸다. 기업들의 사법 리스크가 전례 없이 커지게 된 것이다.

현 정부 들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형을 살고 나왔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구속 중이다. 총수가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기업도 수두룩하다. 여기에 정부의 잇단 친(親)노조정책, 순환출자 해소 요구, 내부거래 제재 강화, 기업지배구조 개혁 압박 등이 더해지고 있다. 기업들에서 “숨쉴 틈이 없다”는 비명이 나오는 지경이다. 삼성그룹 계열사에 대해서는 검찰, 공정위, 금융당국이 총동원돼 전방위적 수사와 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담합 혐의만 갖고도 검찰이 수사와 기소를 할 수 있게 했으니, “비즈니스 전장(戰場)에서 뛰어야 할 기업인들을 교도소 담장 위에 올려놓고 있다”는 비명이 엄살만은 아니게 됐다.

정부의 ‘기업 옥죄기’는 이달 들어 다소 누그러지는 듯했다. 정부가 은산분리 규제를 비롯한 핵심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히고 몇몇 기업이 이에 발맞춰 통 큰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내놨다. 그런데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는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기업이 뛰지 않으면 투자도 일자리도 경제성장도 기대할 수 없다. 작금의 ‘고용 참사’와 ‘경기 침체’를 벗어나는 유일하고도 가장 빠른 길은 기업이 정부 눈치 보지 않고 비즈니스 현장에서 맘껏 뛰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자꾸 반대로만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