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달을 비롯, 우주 탐사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영토와 해양에 이어 ‘제3의 영토’로 불리는 우주 공간을 선점하는 것은 자존심 문제일 뿐 아니라 군사적, 경제적으로도 매우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미국이 최근 우주군 창설계획을 밝힘에 따라 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등 강대국 간에 우주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미국은 2020년까지 공군과는 별도로 독립된 우주군을 창설하겠다고 이달 초 밝혔다. 우주 패권 경쟁에서 러시아나 중국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러시아는 소련 붕괴 후 해체됐던 우주군을 2001년 재창설했고 2015년 항공우주군으로 개편했다. 중국은 올해 창어 4호를 쏘아 달 뒷면을 탐사하고 2020년에는 화성 탐사기를 발사할 계획이다. 일본은 2030년, 인도는 2022년쯤 달 유인탐사를 추진한다.

이에 반해 한국의 우주개발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올해 초 발표된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에 따르면 한때 2019년, 2020년으로 앞당겨졌던 한국형 발사체 사업의 1·2차 본발사 일정이 2021년으로 연기됐다. 달탐사 2단계 사업도 2020년에서 2030년으로 10년 미뤄졌다.

우주개발은 국가차원에서 치밀하게, 장기적 안목으로 추진돼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한국형 발사체만 해도 이명박 정부에서 2021년, 우주개발을 공약으로 내세웠던 박근혜 정부에선 2020년,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2021년으로 바뀌었다. 가뜩이나 걸음마 단계인 우주 탐사가 이렇게 수시로 바뀐다면 경쟁에서 밀리는 건 불문가지다. 정권 차원이 아닌, 국가 차원의 우주 탐사 백년대계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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