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전망대] 소득주도성장 제동 건 분배 악화, 2분기엔 나아졌을까
지난 5월24일 세종시 기획재정부 기자실에서 소동이 벌어졌다. 점심께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실린 ‘1분기 가계동향 소득부문 조사자료’ 때문이었다. 사실 가계 소득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여서 평소 정부와 언론의 관심이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부터 보도자료가 나오지 않았고 별도의 브리핑도 당연히 없었다. 대부분 기자가 이날 발표 사실조차 몰랐다.

하지만 이날 자료에 담긴 1분기 소득분배지표는 그야말로 ‘쇼크’ 수준이었다.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간 양극화는 2003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악의 수준으로 벌어졌다. 소득 상위 20%(5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로 증가한 반면 소득 하위 20%(1분위) 가계의 명목소득은 역대 최대로 급감했다. 성장, 소득, 분배 중 현 정부가 가장 신경 쓰는 항목은 분배다. 그런 측면에서 이날 1분기 소득분배지표는 정부의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 성장’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셈이다.
[월요전망대] 소득주도성장 제동 건 분배 악화, 2분기엔 나아졌을까
정부와 청와대는 발칵 뒤집혔다. 그날 오후 긴급 브리핑이 열렸고, 통계 오류에 대한 논란도 며칠 동안 불거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달 27일 2차 남북한 정상회담을 끝내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이 대책 마련을 위해 긴급회의를 소집한 것이었다. 아마 지난 5월24일은 올 들어 정부 경제팀이 가장 곤혹스러운 날이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는 23일 통계청이 내놓을 예정인 2분기 가계동향 소득부문 조사 결과에 대한 관심이 벌써부터 뜨겁다. 1분기 당시에는 발표 예정일조차 공지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별도의 브리핑까지 할 예정일 정도로 정부도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참사 수준의 1분기 결과가 2분기에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면 ‘소득주도 성장’의 부작용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셈이다. 최근의 고용 지표 악화와 맞물려 정부의 정책 수정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한 게 아니냐는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같은 날 한국은행은 2분기 가계신용(잠정)을 발표한다. 3월 말 기준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1468조원으로, 작년 말보다 17조2000억원 늘어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루 앞선 22일엔 정부가 자영업자 지원대책을 발표한다. 상가임대차 보호 대상을 확대하고 부가가치세 등 세제 지원을 하는 방안이 포함될 전망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20일 더불어민주당과 당정 협의를 하고 대책을 다듬을 예정이다.

이날 통계청은 2017년 출생통계를 발표한다. 지난 2월 발표된 잠정치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35만7700명으로 작년보다 11.9% 감소했다. 감소 폭은 2001년 이후 16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이날 6월 인구동향도 내놓는다. 5월 출생아 수는 3만 명이 붕괴되면서 30개월 연속 감소 행진을 이어갔다.

국회에선 이번주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제한) 규제를 완화하는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민주당 일부 의원과 정의당 등이 대주주 자격 제한 완화 등에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