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한·우리·KEB하나 등 시중은행들이 자산관리(WM)시장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은 다른 분야에 비해 WM시장이 성장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차별화된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를 통해 VIP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은행들이 정한 VIP 기준은 최소 3000만원이다. 하지만 30억원 이상 예치한 VVIP에겐 확연하게 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 VVIP가 누리는 서비스 중 자산관리, 은퇴설계, 세금상담, 증권시장 및 부동산시장 브리핑은 기본이다. 자녀와 손주의 유학이나 결혼 상담까지 해준다. 각 은행은 고객 자산 규모에 따라 세분화해 특화점포(PB센터)를 운영 중이다.

◆PB센터도 3~4단계로 구분

국민은행은 금융자산 1억원 이상 고객부터 30억원 이상 고객까지 VIP를 구분해 네 가지 형태의 특화 점포를 운영 중이다. 1억~3억원이면 일반점포의 VIP라운지 고객으로 등록할 수 있고, 3억~5억원은 골드앤와이즈라운지, 5억~30억원은 PB센터, 30억원 이상은 스타PB센터에서 관리한다.

전담 세무사·자녀 웨딩카 지원까지… WM센터 'VVIP 쟁탈戰'
신한은행은 2011년부터 은행과 증권을 합친 복합점포인 PWM센터를 통해 PB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PWM센터는 맡겨둔 금융자산이 1억원 이상인 고객부터 ‘프리미어’ 등급으로 구분해 VIP 고객으로 관리한다. 신한 PWM센터 역시 자산 규모에 따라 VIP를 세 부류로 나눠 대우한다. 자산 1억~3억원인 고객을 위한 ‘프리미어라운지’, 3억~50억원 고객을 관리하는 ‘PWM센터’, 50억원 이상 초고자산가를 겨냥한 ‘PWM프리빌리지’로 세분화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점포별 자산 기준만 차이 날 뿐 PWM센터의 운영 방식은 같다”고 설명했다. 이 중 PWM 프리빌리지에서는 PB팀장 1명당 20명 안팎의 초고자산가를 밀착 관리하면서 본부 내 전문가들이 맞춤식 금융상품은 물론 가업승계 컨설팅, 부동산, 세무 등의 다양한 자문 특화 서비스를 우선 지원한다.

◆KEB하나에선 3000만원이면 VIP

전담 세무사·자녀 웨딩카 지원까지… WM센터 'VVIP 쟁탈戰'
일부 은행은 WM시장 확대를 위해 VIP 기준을 낮춰 PB 고객 확대를 꾀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2015년부터 VIP 기준을 1억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췄다. VIP를 확대한 만큼 PB 인력을 늘리고, PB 등급도 세 가지로 구분해 운영 중이다. 최소 금융자산 3000만원 이상이면 ‘VIP 어드바이저’를 통해 PB 서비스를 제공한다. 1억원 이상이면 ‘VIP PB’, 5억원 이상이면 ‘골드 PB’가 담당한다. KEB하나은행은 이들을 위한 맞춤형 금융자산 관리 서비스는 물론 현악기 구입 때 컨설팅 서비스, 손자녀의 만남 주선, 결혼 시 웨딩카 제공 등 VIP들의 2세대, 3세대를 겨냥한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시도해 주목받고 있다.

우리은행은 VIP 등급을 두 가지로만 구분해 모두 ‘투체어스’ 점포에서 관리한다. 수신액 1억원 이상은 ‘투체어스(TC)’, 10억원 이상은 ‘투체어스익스클루시브(TCE)’로 나눴다. 단 등급에 따라 접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 달라진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TC 고객은 연 4% 수준의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화 상품들을 선호하지만 TCE 고객은 위험을 좀 더 감수하더라도 연 5~7% 수익을 추구하는 편”이라고 귀띔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5월 TCE 고객만을 대상으로 연 5% 정도 수익이 기대되는 해외부동산대출채권펀드를 판매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최소 가입금액이 3억원 이상이었는데 일부는 100억원 이상 투자했다”며 “30명이 투자해 400억원을 모았다”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