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교육부와 노동부를 ‘교육노동부’로 통합하는 내용의 연방정부 구조조정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은 부처 간 중복 기능 정비, 관료주의 폐해 시정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부 개혁의 일환으로 나온 것이지만, 교육부·노동부 통합은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생들을 더 직접적으로 노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기 위한 트럼프 정부의 정책기조에 부합한다는 게 미국 언론들의 진단이다.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 보건복지교육부로부터 떨어져 나와 신설된 교육부는 규모가 작은 부처에 속하지만 시대 흐름을 반영한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공립학교(K-12)와 직업훈련을 함께 하기 위한 기관 통합안, 교육부를 폐지하는 방안 등이 이를 말해준다. 이번 개편안과 관련해 믹 멀베이니 백악관 예산관리국장이 부처 간 기능 중복의 예로 서로 다른 16개 기관에서 40개가 넘는 직업훈련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디지털 전환’ 흐름을 주도하는 미국의 교육부·노동부 통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양극화 문제만 나오면 급속한 기술발전 탓으로 돌리는 시각들과는 달리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하는 교육 쪽에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교육을 움직여 숙련된 노동력을 현장에 제공하자는 취지는 디지털 전환 흐름에 맞는 교육으로 노동시장 이동성을 높여 기술 발전과의 틈새를 없애자는 의미로 읽힌다.

한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부르짖으면서도 정작 교육개혁은 지지부진하다. 기업들은 AI(인공지능)·블록체인 등의 전문가를 구할 수 없다고 아우성이지만, 창의·융합 인재를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에서도 미국과 비슷한 제안이 없었던 게 아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에 앞서 발표한 정책총서에서 교육부와 고용노동부를 ‘고용학습부’로 통합할 것을 건의한 바 있다. 차이가 있다면 한국은 이런 아이디어에 주목하지 않는 반면, 미국은 실행에 옮기려고 한다는 점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