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현 논설위원
“앞으로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에 대한 ‘노하우(know-how)’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에 대한 ‘노왓(know-what)’이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장순흥 한동대 총장이 최근 ‘글로벌 인재포럼 2018’ 자문회의에서 강조한 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려면 업(業)의 본질을 꿰뚫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천자 칼럼] 노하우(know-how)와 노왓(know-what)

한국이 1980년대 반도체산업에 뛰어들 때만 해도 선진국을 따라잡는 노하우에 주력했다. 그때는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집중했다. 이제는 문제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하는 때가 됐다. ‘2+3=?’ 같은 ‘닫힌 문제’는 ‘5’라는 답을 찾으면 되지만 ‘?+?=5’ 같은 ‘열린 문제’는 새로운 관점으로 풀어야 한다.

노하우가 과거형 정보와 지식의 평면결합이라고 한다면, 노왓은 미래형 지혜와 성찰의 입체융합이라고 할 수 있다. 경영 현장에서도 주어진 역할만 해내는 사람은 단순한 ‘관리자’이고 앞으로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움직이는 인재는 ‘리더’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인재는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도 금방 안다. 《축적의 길》을 쓴 이정동 서울대 교수는 이를 ‘실행’과 ‘개념설계’의 차이로 설명한다. 어떤 일을 어떻게 하느냐 하는 실행에서는 노하우가 중요하지만 무엇을 왜 해야 하느냐 하는 개념설계에서는 노와이(know-why)가 중요하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노하우는 ‘선택과 집중’ 같은 효율성의 영역이고, 노와이는 독창적인 차별성의 영역이다. 산업화에 뒤진 중국은 이미 실행역량에서 우리 턱밑을 파고들고 있다. 엄청난 인구를 무기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면서 일부 개념설계에선 앞서가기 시작했다.

인류는 지금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속도의 변화를 맞고 있다. 기술발전에 따른 미래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정치·경제·사회 등 전방위적인 변화의 물결을 단순한 산업의 변화로 인식해서는 뒤처지기 쉽다. 그래서 교육혁신과 인재양성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근본적인 사고혁신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4차 산업혁명보다 4차 문명혁명이 더 정확한 표현”이라는 김용학 연세대 총장의 지적도 새겨들을 만하다.

여기에다 노웬(know-when·때), 노웨어(know-where·장소), 노후(know-who·사람)까지 아우른다면 더없이 좋은 ‘인생 6하 원칙’이 아닐까 싶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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