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아우디폭스바겐그룹과 ‘수소차 동맹’을 맺었다. 두 회사는 수소차 관련 특허와 연료전지 등 주요 부품을 공유할 방침이라고 한다. 2013년 세계 첫 수소차인 투싼ix를 양산하고 올해 차세대 수소차 넥쏘를 내놓은 현대차로선 시장 확대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퍼스트 무버(first-mover)’는 성공할 경우 시장 주도권 장악 등 많은 이점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수많은 불리함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중에서도 산업 생태계가 미처 갖춰지지 않은 데서 오는 위험은 기업 차원에서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 가치사슬이 복잡한 자동차산업에선 더 말할 것도 없다. 기업 간 수소차 동맹이 출현하는 배경이다.

다른 글로벌 완성차의 짝짓기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에 이어 2015년 세계 두 번째로 양산 수소차인 ‘미라이’를 출시한 도요타는 BMW와 손잡았다. 혼다는 GM과 수소차에 탑재되는 연료전지시스템을 공동 생산할 계획이고, 르노·닛산과 포드, 메르세데스벤츠 등도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수소차 동맹의 목적은 1차적으로 시장 확대에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술표준화를 선점함으로써 글로벌 플랫폼의 우위를 확보하는 데 있다고 봐야 한다. 중국이 ‘수소차 굴기’를 선언하면서 플랫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차가 수소차 플랫폼 경쟁에 승부수를 던진 만큼 정부도 인프라 확충, 수소차 보급 등 산업 생태계 조성에 한층 박차를 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