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중소기업도 포스베리처럼
‘높이뛰기 역사는 포스베리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1968년 멕시코에서 열린 제19회 하계올림픽에서 21세의 미국 높이뛰기 선수 딕 포스베리는 기존의 가위뛰기 방식을 과감히 탈피해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배면뛰기 방식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당시에는 모두가 우스꽝스러운 자세라고 비웃었지만, 그는 자신의 새로운 방법을 묵묵히 밀어붙였고 지금은 거의 모든 선수가 포스베리의 방식으로 높이뛰기를 하고 있다. 배면뛰기가 ‘인간의 무게중심을 가장 높이 들어올릴 수 있는 방법’으로 입증돼서다. 경영계에서 새로운 혁신을 비유할 때 자주 인용하는 ‘포스베리 플롭’은 이렇게 탄생됐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했다. 직업과 일자리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되며 빠른 변화 속도로 인해 모든 면에서 불확실성이 일상화될 것이다. 포스베리처럼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한 때다.

독일은 고급 기술력을 보유한 숙련 노동자들을 기반으로 한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이었다. 2000년대 들어 고령화에 따른 숙련 노동자 은퇴 증가 등의 문제로 새로운 제조업 부흥 전략을 찾아야 했다. 이후 ‘인더스트리 4.0’ 민·관·학 프로젝트를 추진해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팩토리를 확산시켰다. 이를 통해 제조업을 혁신했고, 그 결과 독일은 제조업 강국의 면모를 이어갈 수 있었다.

혁신을 통한 위기 극복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국내 최초로 비디오 커머스라는 플랫폼을 시도해 주목받고 있는 ‘우먼스톡’은 제품에 스토리를 입히는 흥미롭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커머스 시장을 공략해 성공할 수 있었다. 작년 매출 100억원을 기록하고 올해는 4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제맥주 1세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더부스브루잉’은 초창기 대기업의 수입 공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수제맥주 자체생산과 고급화라는 혁신적인 차별화를 꾀했고 작년 연매출 130억원을 기록하며 한국의 대표 수제맥주 브랜드로 거듭났다.

포스베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향후 배면뛰기 착지에 필요한 매트가 도입될 것을 예측하고 새로운 방식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 끊임없이 혁신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경제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 중소기업들도 미래를 예측하고 새로운 성공방식을 찾아 끊임없이 도전한다면 성공의 길이 반드시 열릴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성공의 기회를 찾고 있는 중소기업계의 포스베리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