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두 바퀴의 힘
필자가 갖고 있는 취미 중 하나가 자전거 타기다. 자전거를 타는 일이 건강에 유익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마음의 건강까지 챙겨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오늘은 자전거를 타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전해보려 한다.

최근 유명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인 ‘무한도전’에서 ‘묵언수행’이 등장해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묵언수행은 단순히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생겨나는 여러 근심과 걱정, 잡스러운 생각을 없애기 위해 명상에 집중하는 훈련이란 점이 인상적이었다.

방송에 출연한 한 스님이 “만약 조카가 ‘단것이 뭐냐’고 묻는다면”이라는 질문에 “설탕을 한 스푼 떠서 먹어보게 하라”는 답변을 내놓으며 “오직 할 뿐”이라고 일러준 대목도 흥미로웠다.

우리 주변에는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며 많은 시간과 돈, 노력을 아끼지 않는 이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마음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서는 시도는커녕 방법조차 모르는 이들이 상당수다.

그간의 경험에 비춰 볼 때, 마음의 짐을 비우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을 테지만 자전거 타기만큼 빠르고 쉬운 방법은 없다. 지금 바로 집 구석에 놓인 자전거나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이용해 길거리로 나가보자. 따스한 봄 햇살 아래 벚꽃 흩날리는 소리를 배경음악으로 페달을 밟기만 하면 준비 끝이다.

그리고 자전거 페달을 밟는 데만 온 신경을 집중해보자. 어느 순간 마음의 짐이 사라졌음을 느낄 것이다. 특히 눈 앞에서 빠르게 전환되는 주변 풍경들은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주는 무념무상의 경지로 이끄는 훌륭한 작용제 역할을 한다. 빠른 장면이 계속 이어지는 영화를 관람하다가 어느 순간 깊이 몰입돼 있는 여러분의 경험과 같은 이치다.

누구나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받으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 상처가 깊어지면 마음의 병도 커진다. 의료 기술의 발달로 몸에 생긴 병은 완치할 수 있지만 마음의 병은 예방과 조기 치료만이 답이다.

잠시 시간을 내 자전거를 타보자. 마음의 다이어트가 바로 될 것이다. 유산소 운동으로 신체 건강이 좋아지는 것은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