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에 2800억 베팅
미래에셋금융그룹이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에 3000억원 가까이 투자한다. 디디추싱은 60조원 수준의 몸값을 자랑하는 글로벌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이다. 공격적인 해외 투자에 나선 미래에셋은 지난해 말부터 아시아 ‘유니콘 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은 중국 승차공유시장 1위 업체 디디추싱의 지분에 투자하기 위해 2800억원 규모 사모펀드(PEF)를 설정한다고 4일 발표했다. PEF 운용을 맡는 미래에셋캐피탈이 100억원, 미래에셋대우가 2430억원을 투자한다. 나머지 270억원은 국내 기관투자가로부터 조달한다.
미래에셋,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에 2800억 베팅
미래에셋은 펀드 자금으로 디디추싱 지분(구주) 0.5% 안팎을 취득할 예정이다. 글로벌 유니콘기업에 대한 국내 투자 건 가운데 최대 규모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디디추싱은 중국 승차공유시장을 90% 이상 차지하고 있다. 하루 사용 건수가 2500만 건에 이른다. 소프트뱅크가 최대주주며, 텐센트 알리바바 애플 등 글로벌 투자자가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디디추싱은 스타트업으로는 이례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확보해 놨다. 지난해까지 자금 조달 규모는 200억달러(약 21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넉넉한 자금을 토대로 해외시장으로 적극 눈을 돌리고 있다. 승차공유시장은 세계적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승차공유시장은 2016년 40조원에서 2030년 3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디디추싱은 올해 자동차에 이어 자전거 공유사업에도 진출했다.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원조 격인 우버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미래에셋은 지난해 11월에도 중국 최대 온·오프라인 결합 서비스(O2O)기업인 메이퇀뎬핑 딜에 참여했다. 계열사인 멀티에셋자산운용 주도로 40억달러(약 4조5000억원) 규모로 이뤄진 메이퇀뎬핑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 IPO) 딜에 국내에선 유일하게 130억원을 투자했다.

메이퇀뎬핑은 중국 내 항공권·호텔 예약, 영화 예매, 식당 예약 및 음식 배달 등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한 O2O기업이다. 프리 IPO 딜 당시 기업가치는 33조원으로 평가됐다.

해외사업에서 속도를 내고 있는 미래에셋은 글로벌 유망기업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주엔 네이버와 함께 2000억원 규모의 신규 펀드를 조성해 아시아지역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등 급성장하는 아시아 국가 성장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펀드 규모도 최대 1조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셀트리온 GS리테일 등과 신성장투자펀드를 조성해 운용하고 있다.

해외 투자의 중심에는 미래에셋캐피탈이 있다. 미래에셋캐피탈은 2016년 하반기 신성장투자본부에 이어 작년 8월 기업여신과 대체투자, 부동산금융 등을 담당하는 투자금융부문을 신설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국내외 글로벌 유니콘 기업 발굴과 투자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