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흑산공항, 적기 개항 필요하다
전남 흑산군 흑산공항 개발은 도서지역 등 교통 소외지역에 대한 접근성 제고와 관광객 편의 증진 등을 위해 그 필요성이 제기됐다.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높은 경제성이 인정돼 국토교통부는 2015년 흑산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수립해 2021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국립공원계획 변경심의 과정에서 공항 건설로 인한 환경 훼손, 철새 충돌 가능성, 공항 입지 대안 등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돼 전체적인 사업의 지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폭발적인 항공 수요 증가와 소외지역 교통접근성 등을 감안하면 흑산공항 건설 사업을 서둘러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

첫째, 공항이 건설되면 흑산도 및 인근 낙도지역 주민의 교통편의가 증진된다. 유일한 접근 수단인 여객선은 목포 단일항로로, 2m 이상의 파고나 해무 등 기상악화 땐 선박 운항이 하루 종일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공항은 기상 여건이 호전되는 즉시 운항을 재개할 수 있어 교통 불편을 크게 해소할 수 있다.

둘째, 도서지역의 정주 여건이 개선된다. 2016년 한국고용정보원 보고서에 따르면 신안군의 인구 소멸 위험도는 전국 228개 지방자치단체 중 7위로 나타났으며, 매년 469개 유인 도서 중 2개 도서가 무인화되고 있다고 한다. 교통 여건이 개선되면 주민의 정주 여건이 보장되고 응급상황 발생 때도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다.

셋째,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관광자원을 활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 현재 수도권에서 흑산도까지는 최소 4시간30분이 걸리고 높은 통행비용이 발생하는데 공항이 건설되면 이를 한 시간 이내로 줄이고 비용도 절감된다.

소형항공운송사업을 통한 항공산업의 구조적 발전도 꾀할 수 있다. 해상경비나 불법조업 감시가 쉬워지고, 한·중 배타적경제수역 획정 협상 대비 항공기지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6월 흑산도 주민을 대상으로 흑산공항 건설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찬성은 약 77%, 반대는 약 3%에 불과했다. 흑산공항 건설은 주민 생존권 문제와도 직결된 숙원사업이며 국가사업으로서의 타당성도 검증됐다. 공항 건설과 환경 보존이라는 두 가지 입장이 공존하면서 국가 경쟁력 제고와 흑산도 및 인근 낙도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가능케 하는 방법이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김제철 < 한국교통연구원 명예연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