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토문화는 스토리텔링의 보고
지방문화원이 발굴·계승 역할해야"

김태웅 < 한국문화원연합회 회장 >
[기고] 원천콘텐츠가 산업경쟁력 살린다

지역문화의 역사와 가치를 오롯이 담고 있는 곳 하면 가장 먼저 박물관이나 기념관 등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박물관 못지않게 그 지역의 문화적 정신적 지주역할을 하는 곳이 있는데 바로 지방문화원이다. 지방문화원은 향토자료 수집과 향토사 발굴, 또 지역의 고유문화를 개발하고 보급, 전승함은 물론 지역주민의 문화 활동을 지원하는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그동안 지방문화원은 지역문화에 대한 관심은 많으나 방대한 지역문화 자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데이터화하는 데는 다소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이 때문에 소중한 기록들이 사라지거나 남아 있는 기록들도 활용·재창작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

지역문화가 산업경쟁력으로 대변되는 요즘, 원천콘텐츠의 중요성과 그 발굴·계승·발전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최근 정부 차원에서도 원천콘텐츠 활성화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전국 231개 지방문화원과 손잡고 지역의 향토문화 자원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활용한 특색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고자 추진하고 있는 ‘지방문화원 원천콘텐츠 발굴지원’ 사업이 그것이다.

일례로, 부산문화원연합회에서는 부산지역의 옛길·신작로·테마길·도심길에 농축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시간·공간·테마별로 정리하고, 웹툰·웹지도 등 다양한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강원도문화원연합회에서는 승자의 관점으로 기록되는 역사에서 주목받지 못한 예국과 맥국의 역사를 되살리는 색다른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또 부평문화원에서는 지방문화원 최초로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한 문화콘텐츠를 제작했다. 스마트폰에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으면 부평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독특한 자연생태 모습, 다양한 문화사업과 역사적 물건지 등을 실제처럼 체험해 볼 수 있다고 한다.

이제 콘텐츠는 하나의 산업적 가치를 넘어 문화적,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기반이 될 것이다. 따라서 원천콘텐츠의 잠재성과 부가가치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특히 지역적 기반, 자생적 기반의 지역문화콘텐츠(원천콘텐츠)야말로 글로벌 콘텐츠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지역성을 강화하고 다양한 문화적 토양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문화산업 전반에 지역문화 자료들이 활발히 활용될 수 있도록 원천콘텐츠 플랫폼을 구축하고 각종 서비스체계를 마련하는 등 더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또 지역문화의 가치를 이해하고 소중한 향토문화 자원을 발굴·계승하려는 지방문화원의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지방문화원의 존재 이유는 그 지역의 주민이며 지역문화 그 자체다. 지역 고유의 문화를 진흥시키고 활성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문화주체로서 지방문화원이 본래의 기능에 집중하고 위상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지방문화원 스스로 자생력을 갖추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더불어 향토문화에 대한 전문가적 지식 함양은 물론 지방문화 발전을 통한 우리 고유의 문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역량 또한 갖춰야 할 것이다.

전국 231개 지방문화원이 지역문화의 중심에 당당히 설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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