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가 또 분노하고 있다. 이번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불거진 소위 ‘힘 센 사람들’의 반칙·특혜·갑질 시비가 그 대상이다. 설날(16일) 윤성빈이 스켈레톤 금메달을 확정할 때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통제 구역인 결승선 지역에 들어가 ‘특혜 응원’이란 비난을 샀다. 들어간 경위야 어떻든, “온 국민이 환호하는 순간에 신분을 이용해 특권을 누렸다”는 게 비판 요지다.

앞서 15일에는 이기홍 대한체육회장이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을 찾았다가 구설에 올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VIP석에 앉은 이 회장 일행에게 자원봉사자가 이동을 요청하자, 동행한 체육회 관계자가 고압적으로 고함과 막말을 퍼부었다고 한다. 그 어느 때보다 페어플레이가 강조되는 올림픽 기간에 돌출한 사건이기에 파장이 더 크다.

비난여론이 거세자 당사자들은 하루 만에 사과했다. 그러나 “설날이라 응원 오는 분들이 적을까봐 갔다”는 투의 사과답지 않은 사과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해명은 ‘변명’으로 들릴 뿐이다. 평창 조직위원회가 어제 보도자료까지 내며 “특혜는 없었다”면서 “앞으로 경기장과 대회시설 출입통제를 더욱 철저히 하겠다”고 한 것도 모순으로 비친다.

2030세대는 다른 어떤 가치보다 ‘공정(公正)’을 중시한다. 이미 남북단일팀 논란에서 확인했음에도, 정치인을 비롯한 기성세대 중에는 아직 감을 못 잡은 이들이 많은 것 같다. 말로는 ‘공정과 정의’를 외치면서, 정작 “내가 누군지 알아!”식의 특권에 찌든 행태에 적개심마저 드러내는 게 요즘 젊은 세대다. 당일 관중석에서 마스크를 쓰고 응원한 김연아와 대비돼 더욱 그렇다. 청년들은 비록 메달을 따지 못해도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최근 고은, 이윤택 등 문화권력자들의 성희롱 논란도 본질에선 별반 다르지 않다. 비뚤어진 특권의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이런 참사는 언제든 되풀이될 것이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타인의 인격을 훼손하는 모든 행위를 청년들은 참지 못하며, 참을 생각도 없다. 청년들의 ‘이유 있는 분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