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제2터미널이 모레 공식 개장한다. 2009년 수립된 기본설계에 따라 2013년 공사가 시작된 이래 4조9303억원이 투입된 대역사(役事)의 완공이다. 문화와 정보기술(IT)이 융합된 첨단 터미널 준공으로 인천공항의 여객처리 능력은 연간 5400만 명에서 7200만 명으로 늘어난다.

인천공항공사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다. 보안을 비롯해 운영시스템에서 커진 덩치 못지않은 역량을 보여줘야 한다. 세계 항공·관광업계가 새 터미널을 주시할 것이다. 1분마다 항공기가 이·착륙 하는 대한민국의 관문이면서 수출 항공화물의 99%를 담당하는 인천공항의 비중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한국관광공사 등 유관 기관도 개선된 공항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단계 높은 ‘관광한국 프로그램’을 내놔야 할 것이다.

정부가 특히 신경 써야 할 게 있다. 첨단공항이라는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을 산업의 혁신생태계 조성에 적극 활용하는 일이다. 공항 확장만으로도 촉매제는 되겠지만, 사람이 드나들고 물류가 집중되는 공항과 그 배후 지역은 혁신 거점으로 활용가치가 높다. 노무현 정부 때 발표된 ‘동북아 경제중심 정책’의 물류기지 개발전략 등을 비판적으로 돌아보면서 새로운 발전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영종도와 인근 송도 등 바다를 메꾼 ‘신(新)국토’까지 수도권 규제에 묶인 현실이 안타깝다.

정부가 SOC 투자에 나서는 것은 사업 그 자체의 경기진작 효과 못지않게 중·장기적 파급효과를 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부터 2021년까지 SOC 예산을 연평균 7.5%씩 줄이겠다는 국가재정운용계획은 걱정스럽다. SOC 투자까지 막는 복지체계가 타당한지 더 깊은 공론이 필요하다. 급팽창하는 복지예산의 이면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

인천공항은 국가적 인프라 투자의 중요성을 다시 보게 한다. 경부고속도로와 고속철도 시작 당시에는 비과학적 반대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런 인프라 없이 ‘소득 3만달러, 무역 1조달러’는 상상도 어렵다. 국가적 인프라 투자를 소홀히 하면 일자리 만들기에도 악영향이 불가피해진다. 새 인천공항과 배후 일대가 미래 한국 혁신생태계의 한 축이 되면서 물류와 신산업의 클러스터로 성장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