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칼럼] 사물인터넷 날개 단 제조업 주목하라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은 ‘인터넷 센스(internet sense)’를 갖춘 미국의 글로벌 기업이다. 인터넷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해 세계 최고 기업 반열에 올랐다. 인터넷 센스를 서비스업에 적용해 세계를 선도하는 경쟁력을 갖춘 미국은 이제 인터넷 센스를 제조업에도 적용, 세계 최강의 제조업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나섰다. 수년 내에 1등 제조 강국으로 부상할 미국은 제조업 분야에서 제2의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이 대거 출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넷 센스의 서비스업 적용은 제공하는 서비스와 관련된 정보와 콘텐츠를 사람이 PC에 입력하고 이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소비자에게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가능해졌다. 이를 ‘소비자 인터넷 비즈니스’라고도 한다. 이 부문에서 제조업은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제조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기계는 자신의 상태에 대한 정보를 스스로 PC에 입력할 수 없다.

그런데 최근 들어 상황이 확 바뀌었다. 기계가 자신 자신의 상태를 인터넷을 통해 PC 등에 보내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기계에 센서를 부착해 데이터를 블루투스로 휴대폰에 보내면 휴대폰에서 인터넷을 통해 원하는 곳으로 이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이 데이터를 데이터 분석 기술에 의해 시장과 소비자에 맞는 정보로 가공, 인터넷 비즈니스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니 제조업은 서비스업의 20년 전 상황과 비슷하게 됐다. 인터넷 센스가 중요해진 것이다. 게다가 인터넷에 오른 물건을 그 모습 그대로 생산해 내는 ‘3차원(3D) 프린팅’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되면서 인터넷에 의한 생산이 가능해져 ‘제조의 인터넷 비즈니스화’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런 신제조업은 ‘산업 인터넷 비즈니스’에 속한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향후 10년간 인터넷 센스가 적용된 산업 인터넷 비즈니스 시장이 기존의 아마존, 구글 등이 일으킨 소비자 인터넷 비즈니스보다 세 배 이상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산업이 제조업이다. 상황이 이쯤 되자 미국은 인터넷 비즈니스화된 신제조업 패권국이 되겠다고 나섰고 독일과 중국도 이에 뒤질세라 부산한 움직임을 보여 왔다. 미국은 대통령이, 독일·중국은 총리가 범국가적 신제조업 전략을 선언한 지 2~3년이 됐다.

인터넷 센스가 적용된 신제조업은 제조업, 소프트웨어산업은 물론 다른 서비스산업을 발전시키는 산업으로서 국가의 고용을 좌우하게 됐다. 신제조업에서 출현하는 제품, 공정, 비즈니스 모델의 출현 속도가 점차 더 빨라질 것이란 점에서 한국의 변화 속도는 제조 강국 위치를 고수하기엔 불안한 점이 많다.

인터넷 센스가 풍부히 적용되는 신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업혁신-연구개발 및 제조-교육 훈련-글로벌 연계 산업생태계 조성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기업의 혁신 속도가 지금보다 두 배 이상 빨라져야 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와 국민의 변화 속도 역시 더 빨라져야 한다.

국가적으로 고용이 화두다. 다른 어떤 신산업을 일으키더라도 제조업 경쟁력이 약화된다면 국가적 당면 과제인 고용 확대는 기대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범국가적인 신제조업 육성 전략을 마련해 적극 추진해야 한다. 인터넷 센스 적용을 활성화해 산업 경쟁력을 제고, 고용이 풍부한 나라를 일궈야 한다.

임채성 < 건국대 교수·기술경영, 한국인더스트리4.0협회 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