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수 우주텍 대표가 메리노 양모로 만든 ‘르무통’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정은 기자
허민수 우주텍 대표가 메리노 양모로 만든 ‘르무통’을 들어보이고 있다. /김정은 기자
양의 품종 중 하나인 메리노는 품질 좋은 털로 유명하다. 메리노 양모는 가볍고 부드러워 고급 양복이나 스웨터, 골프웨어의 소재로 쓰인다. 땀을 잘 흡수하고 배출해 통기성도 우수하다. 옷에 주로 활용되는 이 메리노 양모로 만든 운동화를 국내 한 중소기업이 선보였다. 특허받은 공법을 적용해 내구성을 높여 신발에도 쓰일 수 있는 원단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우주텍의 ‘르무통’은 가볍고 편한 기능성 컴포트화(편한 신발)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 등 해외에서 먼저 반응이 왔고 최근엔 롯데백화점 본점에도 입점했다.

◆‘가장 편한 신발’을 지향

르무통은 ‘세상에서 가장 편한 신발’을 지향한다. 국내 최초로 양복 원단용 호주산 프리미엄 메리노 울을 운동화에 썼다. 자사 특허 기술이 적용된 에이치원텍스(H1-TEX) 원단이다. 신발의 내피를 울로 만들어 맨발로 신어도 까끌까끌하지 않다. 겉감 제작에 울과 폴리에스테르를 섞은 실로 짠 원단을 활용했다. 단열성이 뛰어나 상황에 따라 자체적으로 온도를 조절하고, 땀 흡수와 배출이 원활하다. 그래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다. 눈과 비에도 강하다.

무게가 139g에 불과하다. 기존 스니커즈보다 무게가 50% 이상 가벼운 초경량 신발이다. 겉감 형태는 발 모양과 발의 활동에 맞춰 탄력적으로 움직여 편안하고 쾌적한 느낌을 준다. 메리노 울이 지닌 천연 항균성이 박테리아 증식을 억제하며 발 냄새를 줄여준다.

개발 과정은 쉽지 않았다. 허민수 대표는 “메리노 울을 73%, 폴리에스테르를 27% 비율로 섞는 방식으로 2만 번을 구부려도 끊어지지 않는 실을 제작했다”며 “2년간 연구개발한 끝에 특허를 취득한 양모 섬유 직조 기술로 내구성을 키웠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업계에서 ‘그 비싼 거로 왜 신발 따위를 만드냐’며 무조건 ‘안 된다’고만 했다”고 덧붙였다. ‘르무통’은 프랑스어로 ‘양’을 의미한다.

◆자체 브랜드로 수출

지난 4월 출시해 6월부터 수출을 시작했다. 미국은 총판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며 프랑스와 영국, 대만, 일본 등과도 수출과 관련해 협의 중이다. 국내 중소기업이 자체 신발 브랜드를 달고 직접 수출하는 일은 흔치 않다는 게 허 대표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2만 족 이상 팔렸다. 신발 색상은 7가지로 다양하다. 국내에서도 온라인쇼핑몰과 백화점 등 유통망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허 대표는 과거 차량 및 항공기용 특수원단을 제작하던 일정실업에서 근무했다. 2015년 우주텍을 창업한 뒤 초기엔 휴대폰 케이스 같은 모바일 액세서리를 만들었다. 미래 먹거리에 대해 고민하던 중 본인의 전문 분야이던 원단을 파고들기 시작했고 컴포트화 개발에 착수했다.

후속 제품을 잇따라 내놓을 계획이다. 내년 2월엔 어린이용 양모 신발을, 7월께 슬립온 스타일의 르무통을 출시한다.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틈새시장을 개척한 만큼 이를 꾸준히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허 대표는 “실크 등 다양한 소재를 적용한 신발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은 이메일(jkim@hankyung.com)로 신청받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12월 으뜸중기 제품 △미래엔에스-스마트 보안관제 시스템 테라웍스 △우주텍-국내 최초 양모신발 르무통 △벤체-방충망 부착형 빗물막이 레인스탑 △세종몰-분필&종이칠판 세트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