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위협에 고전해온 월마트가 반격에 들어갔다. 전기자동차 시장에서도 테슬라를 정조준한 GM의 맹공이 시작됐다. 미국에서 벌어지는 신흥기업의 끊임없는 도전, 그리고 이에 자극받은 전통기업의 양보 없는 응전이 혁신을 더욱 가속화하고 확산시킬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동안 아마존이 무섭게 성장하면서 코너로 몰리거나 종말을 맞이한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메이시스 등 백화점이 줄줄이 쇠퇴하고, 전자 유통업체도 잇달아 파산보호를 신청하거나 영업을 중단했다. 최근엔 장난감 왕국 토이저러스까지 파산보호를 신청해야 했다. 경계에 갇혀 변화 타이밍을 놓친 기업은 하나같이 아마존의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

아마존에 밀리기는 ‘유통 공룡’이라는 월마트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월마트는 ‘자기 파괴’로 대응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저스의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마크 로어가 창업한 제트닷컴을 인수하며 로어에게 월마트 전자상거래사업을 맡긴 게 주효했다.

테슬라의 급격한 성장 역시 기존 자동차 회사가 더는 전기차를 외면할 수 없게 만들었다. 테슬라가 미래 자동차 분야의 강력한 위협자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그런 테슬라가 부품 수급, 설비 확장 등에 애를 먹으며 보급형 전기차 모델을 기대만큼 생산하지 못하자, GM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반격에 나섰다. “현재 생산 중인 쉐보레 볼트보다 30% 저렴한 신규 플랫폼의 2세대 전기차를 시장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GM은 전기차뿐만 아니라 배터리 기술에서도 리더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두 사례가 한국에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 벤처창업 등 새로운 경쟁자 출현이 성장의 한 축이라면, 기존 기업의 혁신은 또 하나의 성장축이다. 스마트폰 혁명만 해도 수많은 퍼스트 무버의 도전과 애플 등 기존 기업의 혁신으로 가능하지 않았나. 정부가 강조하는 혁신창업 역시 선진국에선 대기업의 자유로운 인수합병 참여가 회수시장 활성화, 혁신창업 투자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다. 규제 혁파, 인센티브 부여 등을 통해 신흥 기업과 기존 기업이 혁신을 놓고 서로 경쟁하고 협력하는 선순환으로 가는 게 혁신성장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