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장중 2500선을 돌파했지만 중소형주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대형주에 쏠렸던 ‘큰손’들의 관심이 실적 대비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이 낮은 중소형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중소형 정보기술(IT)주 등에 관심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100개사를 추종하는 대형주지수는 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처음 돌파한 지난 7월13일(종가 기준)부터 이날까지 4.4% 상승했다. 반면 101~300위의 중형주와 그 아래 소형주지수는 각각 3.7%, 6.3% 하락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주가 양극화를 종목별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 수급 차이에 따른 현상으로 보고 투자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주가 회복 기대가 가장 큰 대표 종목으로 중소형 IT주를 꼽았다. 이규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장비 등 일부 IT 중소형주는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최근 차익실현 물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며 “실적 전망이 밝은 기업 위주로 매수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인터플렉스이녹스첨단소재, 비에이치, 원익IPS, 테스 등을 대표적인 종목으로 제시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플렉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소재를 공급하는 이녹스첨단소재(영업이익 작년 동기 대비 46.7% 증가 추정)와 연성인쇄회로기판(FPCB)을 공급하는 인터플렉스(477% 증가 추정), 비에이치(흑자전환 추정)는 모두 올 3분기에 역대 최대 실적(분기 기준)을 낸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지원책이 강화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관련 중소형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KTB투자증권은 4차 산업혁명 관련 중소형 수혜주로 포스코ICT, 인텔리안테크, 삼영이엔씨, 아이앤씨 등을 선정했다. 포스코ICT는 생산 현장의 데이터를 센서로 수집해 상황을 제어하는 스마트팩토리(지능형 공장) 설비 기술을 갖고 있다. 인텔리안테크(위성통신 안테나 제조)와 삼영이엔씨(선박 전자장비)는 선박이 육상과 디지털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 쓰이는 장비를 만든다. 김영옥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팩토리와 스마트선박 등의 시장이 커지고 있어 관련 종목의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