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어제 자진사퇴했다. 장관으로 지명된 지 22일,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 나흘 만이다. 박 후보자는 장관으로서의 업무 능력이나 전문성보다는 건국과 경제성장을 둘러싼 역사관, 한국창조과학회 활동과 관련한 종교 중립성 논란을 넘지 못했다. 국회의 ‘부적격’ 청문보고서가 여당 의원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채택된 것도 이례적이었다. 역사관이 여당 입맛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 희생양이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유야 어떻든 청와대의 잇단 인사 실패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국회의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 부결로 적잖은 진통을 겪고 있는 와중이어서 더욱 그렇다. 인사청문회가 끝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표결도 청문보고서 채택부터 여야 합의가 안 돼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주식 투자 등 개인 사유로 사퇴한 게 얼마 전 일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때부터 따지면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청와대 안보실 1차장,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등이 부적격 논란 속에서 잇따라 물러났다. 이렇게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고도 인사난맥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런 논란에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고 죄송하다. 대통령 업무지시로 인사추천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인사시스템을 보완하고 있다”며 사과했다. “다가오는 인사에 대해선 여야·이념의 벽을 넘어 적재적소에 가장 좋은 분을 찾아 추천한다는 생각으로 각고의 노력을 해나가겠다”고도 했지만, 그동안 빚어진 혼란에서 제대로 교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인사 속도도 중요하다. 정부 출범 4개월이 넘었는데 아직 조각(組閣)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7월 정부조직법 개정으로 중소기업청에서 장관급 부처로 승격했지만 50일 넘게 장관 자리가 공석이다. 정부는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생태계 조성을 통한 성장전략을 앞세웠던 만큼 적임자를 서둘러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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