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리포트] "원룸보다 싼 셰어하우스로 대학생 주거 해결"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가구 유형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1인 가구로 27.2%를 기록했다. 네 집 중 하나 이상이 1인 가구인 셈이다. 이 가운데 2030세대 비중은 34.6%에 이른다.

대학생들도 주거난에 직면해 있다. 진학을 위해 집을 떠난 대학생 가운데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소수다. 대다수는 매달 수십만원의 월세를 내며 원룸이나 오피스텔에서 지내기 마련이다. 안전 문제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코티에이블은 대학생 대상의 셰어하우스를 통해 대학가의 주거난을 해결하겠다고 나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다. 창업자 안혜린 대표(사진)는 “주거공동체가 청년 주거문제 해결의 대안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학생들끼리 모여 산다

[스타트업 리포트] "원룸보다 싼 셰어하우스로 대학생 주거 해결"
코티에이블은 서울 시내 10개 대학 인근에서 18곳의 아파트를 임대해 ‘에이블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1인 1실부터 4인 1실까지 다양한 종류의 방이 있으며 1인실은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 50만원, 3~4인실은 30만원 선이다. 기숙사보다는 비싸지만 원룸보다는 싸다. 각종 가전제품부터 조리도구까지 풀옵션으로 제공하고 한 달에 두 번씩 청소도 해준다. 학기별로 구분되는 대학생들의 학사일정에 맞춰 6개월 단위로 계약할 수 있다. 안 대표는 “입주민들이 집에서는 쉬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게 돕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리포트] "원룸보다 싼 셰어하우스로 대학생 주거 해결"
한 집에 같은 학교의 학생들끼리 살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모르는 사람들끼리 모여 지낼 때 생길 수 있는 갈등이나 불화의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방법이다. 안 대표는 “같은 학교에 다니면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에 정서적 안정감도 높다”며 “구성원들끼리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는 것은 물론 또래 집단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학생뿐만 아니라 외국인 교환학생이나 유학생도 받고 있는데 외국인 비중이 20~30% 수준이라고 한다.

‘캠퍼스 타운’ 만드는 게 목표

안 대표는 부산에서 상경해 원룸부터 오피스텔까지 다양한 자취 경력이 있다. 한양대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2010년 직접 셰어하우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이후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진학해 도시계획을 전공하며 주거에 대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에이블하우스의 기원은 2015년 서울대 총학생회에서 자교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모두의하우스’다. 안 대표는 총학생회 주거팀장을 맡아 이 사업을 주도했다. 서울대 인근의 12채를 빌려 학생들에게 임대했는데 반응이 좋았다. 다른 학교에서도 서비스해달라는 요청이 많았다. 안 대표 역시 사업을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선 정식으로 회사를 만들어 범위를 넓혀야 할 필요가 있었다. 고민 끝에 지난해 12월 법인을 설립하고 올해부터 서울 시내 대학으로 범위를 넓혔다.

향후 목표는 ‘캠퍼스 타운’이다. 학교를 중심으로 입주 공간을 늘리는 동시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안 대표는 “현재는 셰어하우스들이 가구 단위로 흩어져 있는데 건물을 통째로 임대하는 등 다양한 종류의 주거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