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성공적인 코스닥 상장에 힘입어 국내 주식부자 4위에 올랐다는 보도(한경 7월29일자 A1, 3면)다.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회사인 셀트리온이 시가총액 기준으로 코스닥 1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판매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상장과 함께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른 덕분이다.

자수성가형 기업인인 서 회장이 직·간접 보유한 두 기업의 지분 가치는 4조9700억원 규모다. 보유주식 평가액이 이건희 삼성 회장(17조9500억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7조8500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7조4600억원) 다음으로 많다. 주식부자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자수성가형 기업인은 서 회장과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7위, 약 3조원)뿐이다.

서 회장의 성공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성과만으로도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하다는 평가다. 무엇보다도 포기하지 않는 도전을 통해 일궈낸 ‘아웃사이더의 성공’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옛 대우자동차에서 임원을 지낸 그는 2000년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실업자가 됐다. 45세에 종잣돈 5000만원을 갖고 창업의 길로 나섰다. 그러나 의학이나 제약 분야 경험이 전혀 없는 그의 말을 신뢰하는 사람은 없었다. 시행착오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바이오 복제약 사업이 유망할 것이라는 믿음을 포기하지 않았다.

서 회장은 끝내 존슨앤드존슨의 류머티즘관절염 치료제인 ‘레미케이드’를 복제한 ‘램시마’를 개발했고 지난해에는 미국시장까지 뚫었다. 국내 업체 중 세계 복제약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을 개척한 것은 셀트리온이 처음이었다. 최근 셀트리온의 램시마 판매가 늘어나면서 유럽에서 레미케이드 매출 점유율이 줄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한국 대표기업으로 성장했다. 앞으로 다국적 기업들과 본격 경쟁하게 되면 더 큰 도전과 난관이 기다릴 것이다. 서 회장은 “될 때까지 끈질기게 하는 게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했다. 서정진 회장과 같은 아웃사이더들의 도전이 다른 분야에서도 이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