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보안 위생 수칙으로 랜섬웨어 예방하기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는다.’ 이 간단한 행동으로 감기를 비롯한 각종 감염병의 50~70%를 예방할 수 있다. 기업 보안도 다르지 않다. ‘보안의 기본 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만으로 최근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랜섬웨어의 빠른 전파를 막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지난 5월 ‘워너크라이’라는 대규모 랜섬웨어의 공격은 세상을 놀라게 했다. 빠른 속도로 전파된 워너크라이는 100여 개국, 10만 개 이상 조직의 시스템을 48시간도 안 돼 볼모로 잡았다. 이 중에는 국내 기업도 포함돼 있었고, 중요한 데이터를 돌려받기 위해 합의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그렇다면 손 씻기와 같이 간단하지만 기업에 중요한 보안 위생 수칙은 무엇일까. IBM X포스 보안연구소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첫 번째는 직원들이 귀찮아서 미루는 운영체제 등 각종 소프트웨어에 대한 패치다. 워너크라이 랜섬웨어도 MS 윈도의 결함을 이용해 네트워크를 타고 빠르게 전파됐는데, 이는 그 몇 달 전 배포된 보안 패치만 적용했어도 막을 수 있었다. 바이러스 방지 프로그램이나 악성 소프트웨어 탐지 소프트웨어는 정기 검사와 자동 업데이트를 설정해 항상 최신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다음으로는 중요한 데이터를 정기적으로 백업하고, 백업한 데이터를 라이브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 보관하는 것이다. 매크로 기능은 비활성화해 외부에서 보낸 이메일 첨부 파일에 심어진 매크로가 자동 실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메일의 첨부 파일이나 링크를 열 때는 주의해야 한다. 많은 랜섬웨어가 사용자를 ‘낚으면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 직원, 공급자, 파트너와 같이 조직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정기적인 보안 교육을 통해 어떤 메일을 의심해야 하고, 보안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떤 조처를 해야 하는지를 익히는 것이다.

랜섬웨어는 지난해 가장 흔한 온라인 위협이었고, 스팸메일의 65% 이상이 악성 코드를 가지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지난달에는 ‘페트야’라는 변종 랜섬웨어가 발견돼 공격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렸다. 모든 정보가 디지털화돼 활용되는 현대사회에서 데이터는 기업의 흥망성쇠와 직결되는 요소인 만큼 이를 보호하기 위해 바짝 경계해야 한다.

손 씻기처럼 정기적인 업데이트 및 백업과 같은 보안 위생 수칙을 습관화하는 것이 보안 공격의 희생자가 될 가능성을 낮추는 일임을 기억하면 좋겠다.

장화진 < 한국IBM 사장 kgm@kr.ib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