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잇따라 정책 토론회를 열고 보수정당의 정체성과 진로 찾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국당은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과 바른사회시민회의 주최로 지난달 23일에 이어 내일 두 번째 ‘보수가치 재정립’ 토론회를 연다. 보수가 무엇을 지키고 개혁해야 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바른정당도 당내 바른비전위원회 주관으로 ‘새로운 보수의 비전’을 모색하는 토론회를 연이어 열고 있다. 어제는 네 번째로 ‘외부자에게 듣는 바른정당의 진로’에 관한 토론을 했다. 무슨 얘기든 듣겠다는 것이다.

새 지도부를 구성한 두 정당이 열린 마음으로 외부의 쓴소리까지 경청하려는 자세는 만시지탄이지만 바람직하다. 대선 패배 후 반성도 책임도 없이 지리멸렬할수록 정부·여당의 독선과 독주를 견제할 건전한 비판세력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해졌다. 새는 두 날개로 난다지만, 오른쪽 날개가 취약하면 점점 더 왼쪽으로 쏠릴 뿐이다.

보수정당들이 한 자릿수 지지율로 추락한 것은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보수정권 9년간 안보 외에는 반(反)시장, 좌(左)클릭으로 치달으며 보수가치를 훼손한 게 오히려 보수를 표방한 정당이었다. 진보좌파 정당이 비교우위를 가진 경제민주화, 복지, 분배 등을 놓고 경쟁했으니 이 지경이 된 것이다. 정당은 ‘이념의 유통업’인데 투철한 이념도, 확립된 원칙도 없이 어떻게 유권자의 선택을 기대할 수 있겠나.

그런 점에서 보수정당의 활로는 보수가치의 굳건한 토대 위에서만 새롭게 열 수 있다. 보수가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 정신에 뿌리를 둬야 함은 물론이다. 자율과 책임, 원칙과 실질, 절제와 배려 등 보수가치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만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극복하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다. 중심이 확고해야 유연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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