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경쟁해야 하는 직업세계
준비된 창직으로 새 기회 열도록
창의·융합 인재 육성할 교육 절실"

임진혁 < 포스텍 정보통신대학원 교육혁신센터 특임교수 >
[기고] 기업가정신 고취에 교육의 초점 맞춰야

제조업 위주의 고도성장기였던 산업화시대에는 소정의 공교육을 마친 뒤 취업하는 것이 대세였다. 하지만 세계적 경기침체기를 맞아 2011년부터 경제성장률이 3%대 이하로 하락한 뒤부터 ‘고용 없는 저성장’ 시대가 전개되고 있다. 취업대란이라고 불릴 만큼 어려워지고 있는 취업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창업(創業)·창작(創作)·창직(創職)이다.

창업진흥원의 ‘2015 창업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창업 직전 창업자의 취업상태를 보면 청년층은 67.6%가 미취업 상태였지만 60대 이상은 44.3%, 그외 연령층은 40% 이하였다. 창업까지의 소요기간은 청년층이 6.8개월로 가장 짧은데 비해 30대는 9.9개월, 그외 연령층은 더 길다.

창업교육 경험 여부에 대해서는 청년층의 93.3%가 ‘경험 없음’이라고 응답한 반면 다른 연령층은 최고치가 85.5%일 만큼 상대적으로 낮다. 이 같은 통계수치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청년층은 미취업 상태를 벗어나기 위한 목적으로 창업 준비와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경쟁이 치열한 도소매 업종에 뛰어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마디로 상당한 실패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레드오션’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흔히 창업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경험부족과 자금부족을 꼽는다. 청년층이 다른 연령층에 비해 경험과 자금이 상대적으로 더 부족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청년층 창업실패의 근본적인 이유는 아니다. 대학생들은 4년간 전공 공부를 해도 취업이 되지 않으므로 차선책으로 창업에 나선다. 즉 마지못해서 준비되지 않은 길로 떠밀려 가게 되는 것이 창업실패의 근본 이유다. 정부의 각종 지원책들은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임기응변식 단기적 처방에 불과하므로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함에 따라 경제적 사회적 여건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스위스 다보스포럼을 주관하는 세계경제포럼은 2016년 1월에 발표한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서 향후 5년간 710만 개의 일자리가 소멸되고 210만 개가 생성될 것이며, 전 세계 7세 아이들의 65%는 지금은 없는 직업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기술변화에 따른 일자리 영향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2025년 고용에 위협을 받을 이는 전체 취업자 2560만 명의 70%에 해당하는 1800만 명가량이다.

드루 길핀 파우스트 미국 하버드대 총장은 지금 대학 졸업생이 사회에 나가면 적어도 여섯 번은 직업을 바꿔야 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요약하면 직업의 종류가 크게 바뀔 것이라는 것과 그 수명 또한 짧아질 것이란 의미다. 이 같은 초(超)불확실성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AI)이 대체하기 어려운 창의성과 감성을 발휘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직업을 개척해 나가야 할 것이다.

미국 언론인 파리드 자카리아는 “아시아 국가 학생들은 국제학력평가표에서 거의 언제나 상위권을 독점하지만 결국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과학자와 기업가, 발명가와 작곡가 및 사업가로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미국과 스웨덴, 이스라엘이 국제학력평가표에서는 중하위권이지만 가장 창업이 활발한 나라들인 이유는 한마디로 기업가정신 고취에 교육의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창업을 통해 한국의 스티브 잡스나 마크 저커버그를 꿈꾸는 창업가가 나올 수 있게 해야 한다. 기술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 새로운 작품 혹은 직업창출의 기회가 개인 차원에서 훨씬 많아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산업화시대의 취업위주 교육에서 융합적·창의적 인재양성 교육으로 바뀌어야 한다.

임진혁 < 포스텍 정보통신대학원 교육혁신센터 특임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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